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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May 13. 2022

독서로 학습만화는 어떤가요?

네, 제가 궁금하거든요.


아이가 글을 잘 모를 때 처음으로 사준 만화책이 흔한 남매 시리즈 한 권이었다.

글을 모르니 그림만 보고 킥킥대며 몇 번이고 책을 읽던 아이가 그 후 얼마쯤 지나 글도 다 읽었다며 자랑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동화책을 시작으로 그다음엔 저학년 문고를 빌려왔다.


(나의 무지로 1학년 아이가 볼 수 있는 만화책은 흔한 남매 밖에 없는 줄 알았다. 그래서 만화책은 흔한 남매 시리즈를 보여준 것 말고는 없었다.)





아이가 한참 해리포터에 빠져 지낸 때가 있었다.


저학년 문고와 동화책을 꾸준히 읽던 아이가 우연히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어서 비슷한 분야 책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해리포터가 생각이 났다.

해리포터를 보지 않아서 교복 입는 아이들이 마법학교에서 지팡이 들고 모험을 떠나는 정도쯤으로 생각하고 아이에게 책을 건네준 것은 내 실수였다.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 총 6권을 아이가 보고 난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지인이 해리포터는 1학년이 읽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정말 검색해 보니 해리포터는 아직은 적기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불의 잔'부터는 5학년 때 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절대 잔인하지 않다며 갑자기 다음 책을 못 보게 된  아이가 너무 속상해하며 나에게 포스트잇 각서(?)를 꺼냈다.

[엄마는 내가 5학년이 되면 해리포터 시리즈 전권을 한글 번역본으로 사줄 것을 약속합니다.]


그렇게 아이가 해리포터를 잊게 할 책을 찾다가 학습 만화책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해리포터를 잊게 해 준 고마운 첫 만화책은 마법천자문(1권~52권)이었다.

아이는 그 책을 읽으면서 늘  다음 권을 빌려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정말 길기도 길었다.)


만화책이라는 신세계가 펼쳐진 후 아이가 읽은 학습 만화는 참 다양했다.

마법천자문을 시작으로 설민석의  한국사, 세계사, 삼국지, 놓지 마 과학, 짱둥이 시리즈(내 윗세대 옛이야기 같은데 정말 재미있다.) 에그 박사, 과학원정대, 그램그램 영문법, 흔한 남매(과학, 우리말 시리즈 )...

그리고 만화인지 좀 헛갈리긴 하는 윔피 키드, 빅 네이트, 스위치,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인간탐험 보고서, 채사장의 지대넓얕...


각종 흥미위주의 만화책들을 섭렵하다 보니 아이는 한동안 학습만화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


했....


다......


학습만화를 통해 관심 분야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아이는 만화라는 수단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휘력과 배경 지식을 넓혀갑니다.(중략)
학습만화든 만화책이든 만화책은 만화책대로 읽게 두세요. 중요한 건 글밥을 차근차근 늘려가는 일입니다. 글밥이 늘어가고 있다면 남은 시간 동안 만화책을 읽든 그림을 그리 든 색종이를 접든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글 책 읽기로 약속한 시간을 채웠다면 나머지 시간에는 아무 기대 없이 아이의 취향을 취미와 부질없이 보이는 모든 행동을 그대로 받아주고 응원해 줘야 합니다.
그래야 책이 싫어지지 않고 책을 거부하지 않고 책을 귀하게 여기며 독서 수준을 늘여갈 수 있습니다.
-초등 매일 독서의 힘. 이은경(슬기로운 초등생활)-


평균 이상이지만 글은 전혀 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그림만 읽는다는 것입니다. 읽으려고 샀던 책들이 거의 그림만 가득한 책이었던 셈이죠.(중략)
물론 그림만 읽는 것을 나쁜 독서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책과 만화책이 주는 가치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받으려면 하나의 단서가 필요합니다. 각종 이미지를 텍스트로 변환해서 표현할 수 있는 이른바 문해력이 높은 아이만이 만화책에서도 질 높은 영감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내 아이를 위한 30일 인문학 글쓰기의 기적. 김종원-


아이는 많은 학습 만화책을 최근까지 나온 것을 시리즈별로 다 보더니 다시 줄글 책으로 넘어오긴 했다.

만화로 삼국지를 보다 보니 그 내용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진짜 삼국지가 궁금해했다. 

그래서 설민석의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모두가 빠져드는 이야기-삼국자-2권>을 읽었고

역사 만화를 읽더니 역사에 관심이 생겨 최태성의 <별별 한국사-7권>를 읽었다.  

여전히 학습만화는 간간히 보긴 어떤 만화는 너무 볼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긴 하는데, 아마도 내용적인 부분이 충실하지 못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듯하다.

아이가 지금 빠진 분야는, 판타지와 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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