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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갇힌 세상

by 긴기다림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합니다. 걸으면서 많은 사람을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걷고 있습니다. 전철을 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에 오릅니다.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맡긴 채 스마트폰을 보고 있습니다. 전철문이 열리고 스마트폰을 보고 듣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철을 내려 직장까지 걸어가는 길에도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손과 눈과 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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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 시선이 옮겨집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하고 있지만 시선은 아래를 향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사람도, 둘이어도, 셋이어도 스마트폰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카페는 사람과의 만남을 넘어 스마트폰과의 만남을 향해 있습니다.



도서관 앞에 있는 아이들은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옆에 있어도 시선은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대화는 없고 현란한 손놀림만 보입니다.


손놀림과 함께 화면 속 대화창은 빠르게 올라갑니다. 중요한 대화 내용일 것입니다. 대화는 멈추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도 있고, 수십 명의 대화도 있습니다. 나의 말은 다른 사람의 말에 덮여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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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안의 세상에는 값진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세상은 나의 세상이 아닌 다른 이들의 세상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 또는 가상의 세상에 많은 시간을 들여 그곳에 몰입합니다. 그것이 딱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세상과 스마트폰 세상을 균형 있게 맞췄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의 행복은 내 삶에서 나오는데 다른 곳에만 관심을 둔다면 내 행복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내 차의 운전대를 잡아야 나의 목적지로 갈 텐데, 남의 차에만 관심을 가지고 남에 차에만 타고 있으면 내 목적지가 아니라 남의 목적지에 도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세계적인 상품이라는 것은 동의하지만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 다소는 아쉽습니다. 컴퓨터 한 대를 손에 들고 다님으로 득도 있지만 실도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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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공부와 관계된 것에만, 숲에는 쉴 수 있는 공간에만, 길에서는 걷는 것에만, 도서관에서는 책에만 집중해 보는 것으로 나와 나 외의 관심에 균형을 맞췄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 과잉의 시대에서 자신에게로 관심을 가져오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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