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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 해도 되는 날을 꿈꾸며

by 긴기다림

2024년 4인 가족 기준 월평균 생활비는 4∼5백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조사기관과 가구의 상황에 따라 금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4인 가족이니 자녀가 포함된 금액입니다. 저희 집은 어느 정도 금액이면 불편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금융비용을 제외하고 대략 한 달에 4백만 원 정도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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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아내와 둘이서 산다면 한 달에 3백만 원 정도면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에 금융비용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아내와 저의 연금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장인은 월급을 받아 생활하지만 직장생활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아 보입니다. 연봉이 어느 정도 된다 해도 직장생활이 행복하지는 않은가 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을 꿈꾸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봐야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하니 그럴 수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 하던 말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어,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해야지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 이런 맥락의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며칠 전 아내에게 “사람들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 하고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면 되지, 그걸 못 하네”라고 말하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안 하고 어떻게 살 수 있어?”라고 반문합니다.



‘우리 생활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래서 나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안 하고 사는지 자문해 봤지만 그렇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저만 그렇겠습니까. 어떤 수단으로든 돈을 버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백수라고 해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어느 정도 하면서 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의 양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될 수 있으면 안 하고 살고 싶은 마음이야 똑같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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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안 하려면 직장을 그만두면 됩니다. 직장을 그만두면 마음의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막히기에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두지 못합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니고 직장에 다니면서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하게 됩니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형국입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직장생활이 늘 즐거우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직장생활에 관심이 없거나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즐거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방법은 생활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행복의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생활비를 줄인다면 수입 활동에서의 스트레스는 줄어듭니다.



자녀들에게 돈이 안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생활비 조절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소비에서 얻는 만족을 다른 것에서 찾으면 가능합니다. 독서, 명상, 걷기(달리기), 소식 등의 생활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생활비는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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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상품의 욕구가 하부구조를 이룹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고 상품에 대한 욕구를 지속시킵니다. 상품에 대한 욕구는 돈을 버는 생활에 종속시킵니다. 버는 돈만이 아니라 대출이라는 제도를 통해 끊임없이 소비하게 하고 이자를 지출하게 합니다. 근로로 돈을 벌고 상품과 대출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생활은 반복됩니다. 어느 선에서는 끊어줘야 하는 데 그 지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생각해 보면 소비는 습관입니다. 소비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먹지 못하는 것, 입지 못하는 것, 집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것 등은 삶의 질에 큰 타결을 줍니다. 심지어 목숨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먹을지, 어떤 것을 입을지, 어떤 집에서 살지는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트리지는 않습니다. 여기에는 개인의 주관이 개입합니다. 의식주 관련해서도 이럴진대 여타의 생활용품은 삶의 질과의 관련성이 더 적지 않겠습니까.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 그대로, 또는 더 좋은 것을 사용하고 싶다면 비용을 위한 근로는 계속돼야 합니다. 적정한 근로야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하기 싫은 근로는 삶을 무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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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들지 않은 활동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하기 싫은 일은 안 해도 되는 날이 옵니다. 안 되는 일은 없습니다. 생각하지 않기에 안 됩니다. 된다고 생각하면 방법을 찾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 해도 되는 날을 위해 오늘도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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