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 힘 빼고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힘이 들어가면 원하는 동작이 정확히 나오지 않기에 그럴 것입니다. 특정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동작에 필요한 힘의 크기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힘에 도달해야 그 동작이 이루어집니다. 동작이 이루어지는 딱 그 정도의 힘을 가해도 되는데 대부분은 그보다 많은 힘을 가합니다. 저울에 잰 것처럼 딱 그만치 힘만 보태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힘을 주게 됩니다.
행동이 이루어지는 적정 힘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공을 멀리 던지려는 마음이 앞서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힘이 들어가면 어깨가 경직됩니다. 경직된 어깨는 공을 멀리 던질 수 있는 최선의 동작을 취하지 못하게 합니다. 결국 공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지게 됩니다.
연수가 있는 날 며칠 전부터는 2∼3시에 일어납니다. 하나라도 더 자료를 찾아보고자 하는 욕심과, 많은 시간을 투여하면 할수록 연수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1년 6개월 정도 연수를 진행해서 얻은 것도 많습니다. 참여하시는 분들도 얻는 것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연수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꼭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과 노력의 양이 많을수록 연수가 있는 날은 극심한 피로감이 몸에 남아 있습니다. 피로가 쌓인 몸과 마음에서는 좋은 생각, 창의적인 생각이 좀처럼 생기지 않습니다. 과도한 노력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연수를 하다 보면 준비하지 않은 생각이 샘솟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을 하다가 불현듯 생각나는 아주 괜찮은 생각들입니다. 그런 것이 나오면 스스로도 신나고 듣는 분들도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것을 얻습니다. 이런 일은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 일어납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최상일 때 예상치도 않았던 좋은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참 전의 일입니다. 준비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꼭 이루려는 마음에 강도 높게 준비했습니다. 그런 날들이 오래되면서 극도의 피로감이 쌓였습니다. 당시에는 음주도 했던 터라 피로감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피로로 찌든 몸과 마음이 기본값이었습니다. 준비하던 일의 결과는 기대한 것과 달랐습니다. 몸 상태는 극도로 안 좋았습니다. 어떤 때는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때 마음이 움직였고 이런 방법이 좋은 길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술에 대한 생각을 달리 했습니다. 술에 대한 행동이 달라지면서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고 똑같은 일을 해도 몸이 덜 힘들었습니다. 몸이 덜 힘들면서 좋은 마음이 오랫동안 유지됐습니다. 이즈음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려고 잔뜩 힘줘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 하고 방법이 정해지면 끝장을 보려는 마음으로 달려들어도 어느 정도의 성취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지속가능하지 않거나. 행복한 마음과 동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요즘에 이런 마음이 다시 생깁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상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인들, 이런 것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경험이 있고 나서는 기존과는 다른 일이 일어났던 터라 ‘뭔가 새로운 일이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쪽으로 몸의 방향을 틀고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적정한 노력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많은 노력은 가고자 하는 방향의 각도를 틀어지게 합니다. 방향을 잡고 그곳으로 가는 적정한 노력을 하며 몸과 마음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 이것이 최대치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욕망의 끝은 또 다른 욕망과 연결되어 있고 게으름의 끝은 지루함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욕망을 이룬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욕망을 갈망하게 됩니다. 바닷물을 마시면 더 큰 갈증이 밀려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은 변화가 없음에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마주하게 됩니다. 욕망이 욕망으로 이어지지 않고, 지루함이 지루함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적정한 힘으로 움직이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눈은 목표에 향해 있지만 발걸음은 가볍게 그렇게 한 발 한 발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