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경제금융교육을 위한 학부모 연수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넘었습니다. 횟수로는 50회 정도 됩니다. 지금은 ‘행복한 가정에 날개 달기’라는 이름으로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 계발 및 경제금융교육을 시작한 지도 1년 6개월이 됐고, 80회 이상 수업했습니다. 학부모 연수에 참여하시는 학부모님은 적을 때는 두 분, 많을 때는 여섯 분 정도입니다. 학생들은 적을 때는 3명 많을 때는 16명 정도 됩니다.
‘지금까지의 연수가 학부모님에게 그리 필요치 않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학부모님은 연수 내용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연수가 매주 있다는 것을 알지만 선뜻 참여하기는 내키지 않나 봅니다.
상가나 아파트 주변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설이 생기면 상가나 아파트 입장에서는 호재입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설(공원, 백화점, 종합쇼핑센터)이 들어오면 시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주변 상가나 아파트 입장에서는 좋은 일입니다.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힘을 ‘집객능력’ 이라 합니다. 스타필드, 더현대, 이케아 등은 대표적인 집객시설입니다. 이곳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상가입장에서도 유효손님이 늘어 좋고, 주변 아파트도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좋아합니다.
학부모 연수와 학생 동아리 수업에 대한 저의 집객능력은 얼마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연수와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은 100% 자유의지입니다. 주제, 장소, 시간도 공지되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느냐는 콘텐츠에 대한 참여자의 평가에 달려 있습니다. 선택의 이유가 어떤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연수 및 동아리 수업이 어떤 내용으로 언제 어디서 진행되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참석하는 숫자가 콘텐츠에 대한 평가일 수 있습니다.
학부모 연수 4명, 학생 동아리 수업 10명 정도가 꾸준히 참여한다면 그 정도가 콘텐츠의 가치라는 생각입니다. 내용을 채우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콘텐츠의 집객능력은 미약한 상태입니다. 중간에 스킬(가정통신문 내용, 홍보 방법, 콘텐츠 주제)을 사용할까도 했지만 그러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 그 자리에서 행복(건강, 관계, 돈)에 관한 연수를 합니다. 책을 읽고, 쓰고, 생각하면서 제 안에 강하게 자리 잡은 내용을 근간으로 연수를 합니다. 저는 확신이 들지만 듣는 분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아리 수업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습관, 공부, 돈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읽고, 쓰고, 생각해서 흔들림 없이 자리하게 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과 아이들의 생각이 차이가 있기에 간극을 메우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재미없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어주신 학부모님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수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연수의 질은 조금씩 좋아짐을 실감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길고 재미없는 연수를 묵묵히 참아주신 학부모님 덕분입니다.
동아리 수업도 주제 자체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도 길고 재미있지도 않은 수업을 1년 반이나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아이들이 있어 내용의 질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전적으로 어려운 자리를 지켜준 아이들 덕분입니다.
앞으로 15번 정도 학부모 연수와 학생 동아리 수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으로 지금 학교에서의 연수와 동아리 수업은 끝이 납니다.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고 단 한 사람이라도 앉아 있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연수와 수업을 하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도움을 주려는 마음도 받으려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없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좋은 것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스고딘이 말한 것처럼 어떻게 홍보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압도적인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전해 줄 날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나누며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필요한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겹치는 그것을 갈고닦아 많은 사람에게 주는 것, 그것이 행복의 전부라는 생각입니다.
내용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