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을 하려 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작년 초 학부모 연수와 학생 동아리 수업을 매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주제만 정했지 세부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2회(학부모 연수 1회, 학생 동아리 1회)를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습니다.
하지 않았던 일이라 전혀 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두 번은 가능할 것 같은데 매주 한다면 콘텐츠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학부모님과 아이들을 불러 놓고 함량 미달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지도 부담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주제로 연수와 동아리를 진행하려는 시점에서는 경험이 없었던 상태의 내가 기준이었습니다. 연수와 동아리 수업은 미래의 일이었습니다. 지금의 나를 기준으로 앞으로의 연수와 동아리 수업을 생각하니 막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수와 동아리 수업을 하는 나는 미래의 나인데 현재의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니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런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연수와 동아리 수업을 진행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시작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자료들이 쌓였습니다. 연수와 동아리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일주일에 3회 정도 연속해서 진행하는 것도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도 ‘행복한 가정’과 ‘학생경제금융교육’에 대해 2시간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시작할 때는 걱정됐던 일들이 시작하고 나니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었지만 일상(읽기, 쓰기, 생각하기)을 거르지 않은 힘은 계획했던 일을 무리 없이 진행시켰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생각의 기준은 지금의 나이지만 새로운 일은 미래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새로운 일을 하는 주체는 지금의 나가 아니라 미래의 나입니다.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는 차이가 있습니다. 매일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차이가 더 큽니다. 지금의 나를 기준으로 미래의 일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이런 생각은 기우입니다. 미래의 일은 복리로 성장한 미래의 내가 감당하기에 그렇습니다.
어제, 오늘, 내일의 나에게 성장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재 나를 기준으로 한 염려는 현실로 드러날 것입니다. 어제, 오늘, 내일이 성장을 더하는 날이라면 현재 나를 기준으로 한 걱정은 필요치 않습니다. 성장을 위해 매일을 노력하는 사람은 성장의 복리효과를 누립니다. 내가 생각한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합니다. 그렇기에 성장하는 자신이 감당할 미래는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지금의 나는 즐길 테니 그 결과는 미래의 내가 책임져랴”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성장이 아니라 복리로 퇴보합니다. 복리효과로 인해 퇴보도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됩니다.
일상이 성장을 향해 있다면 미래의 나는 성장의 복리효과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집니다. 일상이 퇴보를 향해 있다면 미래의 나는 퇴보의 복리효과로 삶을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금을 과도한 노력으로만 채우려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즐거움만을 추구하여 미래의 즐거움까지 당겨 쓰는 일도 삼가야 합니다.
새로운 일을 감당할 미래의 내가 당황하지 않도록 오늘의 내가 체력과 실력을 갖추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매일의 내가 해야 할 적정한 성장의 노력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