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은 기사가 생각납니다. 실리콘벨리 경영진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기사입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운영하는 이 학교는 학비가 매우 비쌉니다. 학교운영은 일반학교와 다릅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이전까지 태블릿 PC, 컴퓨터, 프로젝터 등 정보기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종이책과 칠판으로 공부하고, 나무 장난감, 흙장난, 자연 속에서 다양한 놀이활동을 합니다.
매체가 독점하고 있는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자연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세상과 의미 있는 소통을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이에 반해 공립학교는 스마트교육이라는 미명아래 아이들에게 아이패드와 노트북을 주고 매체를 통한 교육을 합니다. 이를 넘어 매체를 통한 비대면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보기술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정작 자녀들은 최첨단 정보기술로부터 떼어놓으려 합니다. 이에 반해 공립학교는 이들이 만든 매체와 기술을 소비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3, 4학년에 AI 디지털 교과서가 시행된다고 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이런 학교면 어떨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아이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 도우며 생태계에 공헌하는 일원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배움과 성장을 통해 자신의 평생 텃밭을 행복으로 가득 채우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학급당 인원은 16명 정도입니다. 스마트폰은 학교를 다니는 기간에 보유하지 않습니다. 전화가 꼭 필요한 경우는 전화만 되는 폰을 사용합니다. 학교에서는 컴퓨터, TV 등 정보 매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학년당 50권의 고전을 읽고 에세이를 씁니다. 아침 운동과 명상을 합니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명화를 감상합니다. 학년당 한 악기씩 배워 연주회를 같습니다. 학년당 1회 미술 작품 전시회를 엽니다. 한 달 1회 외부 봉사활동을 합니다. 작물을 심고 재배하여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습니다.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에서도 담고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어떤 교육이 아이들에게 더 나은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하나만 선택하여 획일적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방법의 다양성이나 효율성이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입니다. 교육 안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능력과 찾은 길로 들어서는 용기와 그 길을 묵묵히 갈 수 있는 인내력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생각하는 힘, 함께 하는 힘, 세상에 공헌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세상이 첨단 테크놀로지의 방향으로 날카롭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길만이 정답인 것처럼 보입니다. 모두가 열광하고 여기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교육이 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리 앞에 압도적인 크기로 버티고 서 있는 이 상황이 교육까지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아이를 위한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워런버핏의 말처럼 물이 빠져야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 수영을 했는지 알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이 일방으로 흐를 때 우리는 경계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한쪽으로 치닫게 되면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독점기업과 같이 교육에서도 독점교육의 폐해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