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긴기다림 Oct 26. 2024

마음의 가시 뽑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은 마음에 가시처럼 남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지만 안 좋았던 일이 생각나면 가시가 되어 마음을 찌릅니다. 내가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를 싫어하리라 생각합니다반면에 평이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이라도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은 그리 싫지 않습니다.    

 

  전에는 싫은 사람은 피하고 안 만나려 했습니다. 만나도 티 나지 않게 외면했습니다. 관계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그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나아지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나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의 가시로 남은 사람과 관계를 이어나가지 않는 것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이를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최선의 선택은 아닙니다. 마음의 가시로 남은 사람은 여전히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외면하는 것은 마음의 가시를 안 보려는 것이지 뽑아내는 것은 아닙니다뽑아내지 않은 가시는 남아서 마음에 계속해서 생채기를 냅니다.     


  싫은 사람을 외면하는 것은 마음의 가시를 뽑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가시는 미약할 수 있지만 그런 태도는 더 많은 가시를 자라게 합니다.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것은 임시방편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아픔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싫은 사람이 우리에게 대하는 것의 실체는 내가 그를 대하는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하는 행동은 내가 그 사람에게 한 행동의 결과입니다. 내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그 사람의 행동은 바뀌지 않습니다. 내가 그 사람을 외면하면 그 사람도 외면하는 것으로 대합니다. 안 보면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마음에 불편함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의 마음에 내가 그렇듯 나의 마음에 그도 그렇습니다.      


  행동을 바꿔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싫은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특정한 이유로 싫다고 생각하는 대상이 일시적으로 생겼을 뿐입니다. 싫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행동을 그에게서 봤다고 그가 그런 행동만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그런 행동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못 본 것인지도 모릅니다. 보고 못 보고의 차이지 사람과 사람의 차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그 사람이 싫은 이유는 안 좋은 행동만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싫어서 안 좋은 것만 보기 때문입니다그 사람이 싫어도 좋은 행동만 보고, 좋은 말만 한다면 그 사람은 내게 어떻게 할까요?      

  마음속에 가시로 박혀있던 사람에게 외면할 때는 늘 찌푸린 얼굴로 대하던 상대가 만날 때마다 웃는 얼굴로 인사하니 시간이 지나 그도 저에게 웃는 얼굴로 대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마음속의 그의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그 사람에게 가졌던 안 좋은 마음이 사라지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사람을 봐도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밝게 웃으며 안녕이라고 하면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살아납니다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로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마음에 가시로 남아 있는 사람을 만나면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밝은 인사말로 마음의 가시가 없어지는 마법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이런 학교는 어떨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