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우리나라 자산 보유 비율은 미국과 비교하면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비금융 자산이 75%, 금융자산이 25%인 반면 미국은 금융자산이 70%, 비금융 자산이 30%입니다. 비금융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이 차지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금융자산 비율은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투자 그루인 워런 버핏은 금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가치 있는 회사를 적정한 가격으로 매수하는 것을 최고의 투자라고 했습니다. 금은 자체적으로 가치가 창출되지 않기에 좋은 투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부동산은 임대나 생산 건물을 지을 수는 있으나 회사처럼 직접적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자산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우리나라는 금융 투자보다 부동산으로 자산을 일군 사람이 많아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금융자본과 시스템이 급격하게 이식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면도 있습니다. 예전부터 주식으로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주식거래를 도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들이 많기에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경험담은 넘치는 반면 주식으로 재산을 잃은 사람이 많아 주식투자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런 환경은 세대를 지나면서 금융자산 비율이 늘긴 하지만 더딘 행보를 보이게 합니다.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기에 부동산 투자가 금융 투자보다 더 적절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부동산 투자가 금융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 투자와 금융 투자의 종류가 다양하니 일반적인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는 아파트 투자와 주식투자로 좁혀 보겠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수백 년 자료를 보면 주택의 연간 수익률을 5%로 보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주택을 임대하면 주택의 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16년간(2006∼2021) 서울 아파트 연평균 수익률은 4% 정도입니다. 동일 기간의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4.6%입니다. 특정 기간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있겠지만 10년이 넘는 기간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투자가 일반적으로 높습니다. 서울이 아닌 전국 단위의 아파트인 경우는 코스피와의 수익률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서울 아파트와 코스피의 수익률을 비교해도 아파트 투자보다 주식투자가 유리한대도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유 중에 하나는 매수 매도의 수월성입니다. 주식은 매수 매도가 쉽지만 아파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아파트 투자는 일반적으로 2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파트 투자는 평균적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 많고 주식투자는 소수의 고수익자와 다수의 손실자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투자는 우량 자산을 장기투자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속성을 가지기에 비자발적으로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아파트 투자가 유리합니다.
[2편]
아파트 투자는 장기투자가 주식투자는 단기투자가 많습니다. 아파트도 주식도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우상향 하지만 단기적 관점에서는 언제 가격이 상승할지 또는 하락할지 알 수 없습니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자산의 등락을 맞추는 것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우량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여러 자료로 알 수 있습니다. 자산의 속성을 이해한다면 장기적인 투자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일본, 영국은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투자 비율이 높습니다. 금융시장이 발달한 원인도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의 수익 구조가 사용료, 즉 임대료를 받는 구조이기에 그렇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우리나라도 임대료를 받는 수익구조이지만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는 임대료 + 매매 수익의 구조입니다.
모든 부동산의 수익률은 매매차익 수익률 + 임대수익률입니다. 부동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평균 수익률은 4∼5%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주거용 부동산의 차이는 전세제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제도는 부동산의 수익률을 매매차익 수익률 하나로 고정시키는 의미가 큽니다. 이로 인해 다른 나라 주거용 부동산은 채권의 성격을 가지지만 우리나라 주거용 부동산은 배당이 없는 주식의 성격을 가집니다.
임대수익률 성격을 가지고 있는 주거용 부동산이 평균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매매차익이 대부분인 주거용 부동산은 특정 시기에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특정 주식의 등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주거용 부동산의 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기에 특정 주거용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유리하기만 할까요? 주식으로는 결코 주거용 부동산의 수익률을 따라잡을 수 없을까요? 주식투자에서도 두 가지 원칙을 지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째, 매수하려는 주식이 망하면 국가도 큰 위기에 놓이는가? 둘째, 장기투자가 가능한가(적어도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기간 이상을 보유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가 답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한다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주거용 부동산의 수익률을 평균 5%라고 하면 이보다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고 망하기 어려운 구조의 주식을 투자하면 가능합니다. 5% 이상이라면 많은 대상이 있습니다. 망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하나의 주식이 아니라 ETF의 구조로 살피면 가능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이 S&P500 ETF입니다. S&P500 ETF의 10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1%입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보는 데이터에도 8% 전・후입니다. 이 데이터에 기반한다면 S&P500 ETF 투자는 망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주거용 부동산 수익률의 약 2배입니다. 장기적으로 적립식 투자가 가능하다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게 됩니다.
골드만삭스에서 S&P500 ETF의 향후 10년 연평균 수익률을 3%로 전망하기도 했지만 이것이 꼭 맞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맞는다고 해도 S&P500이 그 정도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금리의 시대로 돌입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다른 자산 투자가 부상할 것입니다.
뱅가드의 창립자이자 인덱스펀드 창시자인 존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의 말에서 투자의 방향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면서 채권투자보다 더 안전한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부동산 투자보다 주식투자에 우호적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부동산이 크게 오르면 정부는 좌불안석입니다. 반면 주가가 오르면 환호까지는 아니라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이런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투자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부동산 투자(주거용 부동산 투자)만이 정답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대한 공부를 깊게 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