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회사에서 당일은 인력 충원이 어렵다며 혼자 일해야 한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서둘러 일했지만 밤이 깊어서야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늦어져 매일 가던 목욕탕을 가지 못했고 책도 읽지 못했습니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혼자서는 도저히 일을 못하니 빨리 충원해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와 같이 일터로 나가보니 성실한 외모의 여성이 새로 일하게 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여성은 자신이 청소할 구역으로 가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주인공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집니다.
밤늦게 퇴근한 날 고등학생 정도의 조카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참을 만나지 않아서인지 처음에는 몰라봅니다. 조카는 엄마와의 다툼으로 가출을 했습니다. 주인공은 조카에게 자신의 잠자리를 내어주고 불편한 주방에서 쪽잠을 잡니다.
출근하려는데 돕겠다며 따라나섭니다. 조카와 같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점심을 먹고 목욕탕에 가고,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조카의 엄마, 주인공의 동생이 찾아옵니다. 주인공과 동생은 오랜 기간 만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몇 마디를 나누고 조카는 엄마의 차에 탔습니다. 주인공은 망설이다 동생을 안았습니다. 주인공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휴일에 늘 들리는 술집이 있습니다. 여사장님이 술집을 운영합니다. 주인공은 이 집의 단골입니다. 어느 날 술집을 찾았으나 문이 잠겨 있습니다. 앞에 빨래방에서 책을 보며 기다리다 여사장이 한 남자와 술집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읽던 책을 접고 술집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여사장과 남자가 포옹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주인공은 얼른 문을 닫고 자전거를 타고 그 자리를 떠납니다.
주인공은 편의점에서 맥주와 담배를 샀습니다. 강가에 위치한 다리 밑 공터에서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한 대 피웁니다. 피지 않았던 담배인지 기침을 합니다. 한 남자가 다가와 담배 한 대를 빌립니다. 그 남자도 콜록됩니다. 한참을 피지 않아 그런가 보다고 합니다.
“술집 단골이지요” 남자가 물었습니다. 자신은 술집 여사장의 전남편이고 재혼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아내를 잘 부탁합니다” 남자가 주인공에게 말합니다. 주인공은 그런 관계 아니라고 말하며 어쩔 줄 몰라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림자가 겹치면 더 진하게 될지 궁금해하는 남자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위해 주인공은 자신과 남자의 그림자를 겹쳐 보입니다. 그림자는 더 진해지지 않지만 주인공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둘은 즐겁게 그림자밟기 놀이를 합니다.
성실하지 못한 동료가 그만두고 혼자 일을 하느라 고생했지만, 성실해 보이는 동료와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조카에게 잠자리를 내주고 쪽잠을 자는 며칠이 지나자 한참을 보지 못했던 여생동을 만나 안아주기까지 합니다.
술집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다 여사장과 전남편의 포옹 장면을 보고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주인공은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여사장을 좋아한 것 같습니다. 불편한 시간이 지나고 “아내를 부탁한다”는 전남편의 말을 주인공은 듣게 됩니다.
잔잔한 일상만이 매일 반복되었는데 이날은 좋은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 주인공은 여느 때와 같이 자신의 차로 출근합니다. 차 속 주인공의 표정이 변합니다. 미소를 짓다가 울음을 머금은 미소를 짓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소는 작은 미소면 충분했지만 이날은 울음과 웃음이 동시에 터져 나올 것 같은 큰 미소가 필요한 날입니다. 큰 미소가 필요하게 만든 일들이 있었던 날, 그날이 ‘퍼펙트데이’입니다.
퍼펙트데이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대가가 있고 나서야 옵니다. 시련이 있은 연후에야 옵니다. 엄청나게 행복한 일이어야 퍼펙트데이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잔잔한 일상에서의 작은 파문 몇 개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우리는 아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행복이 오기를 바랍니다. 작은 행복 몇 개에는 별 감흥이 없습니다. 이런 마음으로는 퍼펙트데이를 만날 수 없습니다. 고난과 시련을 덤덤히 견디고 작은 행복에도 크게 미소 짓는 넉넉한 마음이 퍼펙트데이를 부릅니다.
퍼펙트 데이를 기다리며 “난 참 행복해”. “난 참 운이 좋아”. “난 참 건강해”, “난 참 풍족해”, “뭐든 할 수 있지”의 문장과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