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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바람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나.

by 긴기다림

기본 관세, 상호 관세, 품목 관세 등의 단어에 익숙해질지 몰랐다. 관세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지도 처음 알았다. 대한민국 25%, 일본 24%, 중국 34%, 베트남 46%의 숫자도 이제는 눈에 익는다. 상호관세다.

34%, 84%, 125%, 145%, 245% 등의 관세율은 중국과 관계된 수치다. 상호관세에 보복관세까지 합쳐진 비율이다. 발표되고 번복하고 시행되고 조정되고 있다. 급변하는 숫자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발표에도 그러려니 한다.


AI반도체 칩인 엔비디아의 H20의 중국 수출에 대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기사가 보인다. 상호관세 협상에서 중국과 다른 나라와의 무역고리를 끊고자 한다는 기사도 보인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대두 수입, 보잉기 수입, 할리우드 영화 수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관세를 통해 상대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하지만 잘 안 되는 모양새다. 중국에 강한 압박을 가하지만 중국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잃을 것 없다고 하며 공은 중국에 있다고 말하는 미국이 더 초조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미 장기 국채 이자율을 낮추고 달러 통화 가치를 낮추는 것이다. 미 장기 국채 이자율이 낮아지면 국채를 발행해서 국채의 원금과 이자를 해결하는 구조가 안정적일 수 있다. 미국채 이자율이 낮아지면 달러 수요가 줄어들고 통화 가치가 하락하여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했던 장기 국채 수익률을 낮추고, 달러 약세를 만들려는 것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이 시나리오가 이루어지려면 장기 국채는 안전자산으로서 입지를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미국채를 매도하는 흐름이 보였다.


트럼프 정부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에 많은 나라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 미국채를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 보지 않는 징후가 발견됐다. 위기 상황인데 미국채를 팔아 치운다. 미국채에 대해 매도세가 이어지면 국채 발행 이자율은 높아진다.

미국채 이자율은 높아지고 달러가 강세라면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방향과는 완전히 반대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에 주춤한 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돌파구는 관세 압박을 통한 각 나라와의 무역협상이다. 일본, 한국, 베트남과 협상을 앞두고 있는 미재무장관 베선트의 입에 주목하는 시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미국이 어떤 것을 얻을지는 모르지만 대내・외적으로 많은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 비용을 다른 나라들만으로 치를 수 있을까? 그런 일은 없다.


과한 행동이 계속되면 그것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에게 동정심이 인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행동이 도를 넘으면서 중국이 무역파트너로서 더 믿음이 간다는 나라가 많아지면 미국도 당황스러울 것이다. 관세를 이용해 많은 나라들과 함께 중국을 왕따 시키려는 전략이 먹힐지 의문이다. 상식을 넘어선 방법으로 누군가 크게 피해를 입는 모습을 보면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나도 당할 수 있겠는데’이다. 마치 우크라이나전 때 러시아 자금을 동결한 것같이 말이다.


연일 부침이 이는 세계 경제에 다시 훈풍이 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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