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통제 안 될 때가 있다. 언제일까? 피곤하지 않고,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감정 조절이 잘 된다. 조금 손해 보는 것 같아도 이해로 넘어갈 수 있다. 이런 마음이면 사는 것이 재미있다. 문제는 감정에 바람이 일 때 여유가 없으면 감정은 나를 뚫고 나온다.
정제되지 않은 감정은 늘 내 안에 있다. 없어지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뿐이지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불씨는 다시 빨개지고 불은 우리를 탈출한다. 화는 언제나 마음의 엷은 곳을 비집고 나온다.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나올 때는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에너지가 없는 상태다. 많은 일을 했는데 에너지 보충이 안 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마음의 짐이 많은데 에너지(음식, 개념, 훈련)가 부족하면 그렇다.
길들여지지 않은 감정이 행동으로 옮겨가는 것을 반복된 훈련으로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다음이 문제다 반복으로도 이르지 못한 곳은 어떻게 해야 하나?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에 대한 감을 익혀야 한다.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것에 민감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것 같으면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주변에 불이 붙을만한 것이 많으면 화기를 가져가서는 안 된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에너지를 채우기 전에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불이 붙이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마음도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작용한다. 내 감정은 상대의 감정에 불을 붙이고 상대도 나의 감정을 악화시킨다. 시작을 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시작됐다면 빨리 차단해야 한다. 말과 행동을 삼키는 것이다.
다른 공부도 그렇지만 마음공부는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아 힘들다. 잘하는 것 같다가도 둑이 터져 물이 넘친다. 보고 있자니 허망하다. 결국 끝이 없는 과정이다. 삶에서 끝을 보자는 것 자체가 오만일 수 있겠다.
배운 것을 확인하고 잊어버리고, 다시 배우고 새긴다. 도리 없다. 인생은 잊는 것을 극복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