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학년 자기 계발 및 경제금융교육 수업을 시작했다. 1년 총 8차시 수업이다. 오늘 5학년 대상으로 첫 수업이 있었다. 보통의 삶과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3명의 인물을 등장시켰다. 슈바이처, 빌게이츠, 이순신 장군이다. 익히 알고 있는 위인이자 유명인이다. 여기서부터 실수는 시작됐다. 5학년 친구들은 슈바이처를 모른다. 빌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를 만들었는지, 윈도우즈가 뭔지 몰랐다. 내용 이해를 위한 사전 지식을 전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재미없고 지루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왜군을 무찌르고 12척으로 130척(300척)을 이긴 것에 대해 잠깐의 흥미를 느꼈지만 지속되지 않았다.
수업의 의도는 위인이나 유명인들의 업적은 대단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장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삶을 살기로 한 결정과 그러기 위해서 특정 행동을 반복했으며 실패와 좌절에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슈바이처는 아버지가 목사였다.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봤다. 20대에 박사학위가 2개였고, 음악적인 명성도 있었다. 전도 유망한 그가 마음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말로만 신앙을 이야기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말을 접하고서다. 그는 30대 초반 의학을 공부해서 의사가 됐고 아프리카로 향했다. 그곳에서 평생을 아프리카 사람을 치료하고 그들과 삶과 같이 했다. 이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마이크로 소프트라는 세계 1, 2위 정도의 회사를 세운 그는 어떤 인생의 장면들을 만났을까? 13살 때 그가 다니던 학교에 컴퓨터 몇 대가 들어왔다. 그는 다른 친구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는 그 컴퓨터에 매료되어 매일 코딩에 빠져 살았다. 고등학생 때 회사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해서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4억 정도의 돈을 벌었다. 이후 하버드 대학을 입학하고 중퇴했다. IBM에 운영체제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무수한 문제들을 직면했으나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겪고 결국 세계적인 기업을 일궜다.
이순신 장군은 무과 시험에 낙방했지만 4년 뒤 다시 응시하여 합격했다. 1591년 전라좌수사로 임명됐다.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 배를 만들고 군비를 확충했으며 병사를 훈련시켰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옥포, 사천포, 당포, 한산도 등에서 연전연승을 거뒀다. 모함으로 감옥에 갇혔으나 다시 복귀해 13척의 배로 130척 왜군의 배를 섬멸했다. 300여 척이라는 기록도 있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에서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말씀을 남기고 죽음을 맞이한다. 노량해전은 승리로 끝난다.
슈바이처, 빌게이츠, 이순신 장군은 큰 업적을 남긴 분이다. 이런 분들은 처음부터 보통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을까? 그렇지 않다. 보통 사람의 길과 같은 길을 걷다가 특정 계기로 마음을 정하고 정한 길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무수한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결정한 그 길을 묵묵히 갔다. 그 결과로 이룬 업적이다.
이름을 남기는 삶만이 훌륭한 삶은 아니다. 보통 사람의 삶도 훌륭하다. 삶을 가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보통의 삶을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삶을 살려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스마트폰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7번의 시간에 이런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는 내용으로 수업을 했다.
예시든 사람을 아이들은 잘 몰랐다. 어떤 업적을 세웠는지 설명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했다. 어떤 결정적 선택을 했는지, 어떤 인생의 장면이 쌓여 업적을 만들었는지를 설명할 때 추상적으로 흘렀다.
내일은 6학년 수업이다. 인물을 바꿔보려 한다. 유재석, 방탄소년단, 페이커, 블랙핑크 중에 몇 사람을 선택해 보려 한다. 그들의 삶에서 어떤 장면이 쌓여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는지 연결하는 수업 안을 작성하려 한다. 흥미를 끌고, 이해를 끌어내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발견될 것이다. 그럼 다시 수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