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과 조급함

by 긴기다림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어 시간을 더 내야 했다. 평상시의 일정을 소화하기 빡빡한 상태였기에, 하던 것 중에서 힘을 빼야 했다. 새로운 배움이 일상으로 들어왔기에 시간을 더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새롭게 배우는 것은 1년 정도 집중해야 하는 일이다. 하루에 3시간 정도 매일 해야 가능하다. 지금까지 하고 있었던 일들 중에 덜어내야만 한다는 말이다. 글 쓰는 것 에서 조금 힘을 뺏다.


배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세 가지가 있다. 독서, 글쓰기, 생각하기다. 매일 했던 일들이다. 글쓰기에서 시간을 덜어내지 않으면 새로운 배움을 좇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를 조금씩 줄였다.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 정도 줄였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는 횟수도, 글의 양도 줄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 주제 중에 생각을 먼저 해야 하는데 이것도 줄었다. 글 내용에 대한 생각이 줄어드니 글 쓰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 본질을 잊어가고 있었다. 배움의 근간이라고 생각한 글쓰기에서 멀어졌다.


매일 글을 쓸 때는 귀찮기는 했지만 앉아서 쓰면 그럭저럭 쓸 수 있었다. 이제는 글을 쓰고자 앉으려는 생각을 피하려고 한다. 처음 한두 번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겠다 싶었지만 글과 멀어진 시간이 길어질수록 돌아가는 것이 어려웠다.


좋은 습관이 자리 잡을 때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습관이 자리 잡는 시간이 1년이 걸렸다고 무너지는데도 1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힘들게 술을 끊었는데 한 번 마신 술이 다시 음주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배움도 중요하고, 그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도 받아들이지만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가랑비에 옷이 젖으면 얼마나 젖겠냐’라고 생각하지만 가랑비를 우습게 보면 속옷까지 젖는다. 한 번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이 두 번, 열 번, 백 번이 되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무엇이 배움의 근본인가? 독서, 글쓰기, 생각하기다. 새로운 배움으로 우선순위를 바꿔야 하는 경우라도 배움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


일주일에 네 번 이상은 온전한 생각이 글로 되는 과정을 견뎌야 한다. 당연히 힘들지 않겠나. 그래도 그 과정을 견뎌야 한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 큰 죄가 있다. 그것은 성급함과 게으름이다.”라고 카프카는 말했다.


성급함과 게으름으로 배움의 근간을 잃어서는 안 된다. 성급함으로 새로운 배움의 성과에 목을 맸고, 게으름으로 중요하게 얻은 배움의 방법을 잊었다. 여유를 지키면서도 게으르지 않은 길을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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