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by 긴기다림


어떤 투자자는 말한다. 이렇게 주식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자신은 10가지 조건을 다 갖춰야 그 종목을 매수한다고 한다. 그래서 2년 동안 계좌가 마이너스가 난 적이 없다고 한다. 혹하기 쉬운 말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많다. 재무제표, 호재, 차트, 유동성, 수급, 환율 등 찾아보면 훨씬 더 많은 기준이 있다.


기준을 많으면 수익날 확률은 높을까? 차트분석의 모든 기법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수익률이 높을까? 그렇지 않다. 차트분석으로 수익률이 높아진다면 차티스트는 재벌이 됐을 것이다. 재무제표로 투자수익을 계속해서 올릴 수 있다면 회계사는 주식투자로 대박 났을 것이다. 거시경제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거시경제 전문가인 그분은 책을 쓰고 강의하며 다니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치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작은 변화의 움직임도 분석하여 자신만의 규칙을 쌓아 나가는 사람만이 특정 기간에 수익을 낸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속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쌓은 데이터에서 규칙을 발견해도 어느 순간부터는 적용이 안 된다. 당연하지 않은가? 주식은 수많은 개인, 기관, 국가의 의사가 반영되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합쳐져 계속해서 바뀌는데 어떤 규칙이 유지되겠는가?


바닷물을 물통에 담는다고 그 물로 바다를 읽어낼 수 있겠는가? 모았던 그 시점과 지점 정도 읽는 것이 전부다. 바다의 움직임과 성분은 다양하다.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변화하는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쌓아도 그것으로 계속 수익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자만이거나 사기다. 자만이라면 주식투자 경험이 적은 것이고, 사기라면 시장에서 계속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른 쪽으로 수익을 내려는 것이다.


유튜브나 책에서 비법 공개라며 자신의 방법이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는다. 처벌받지 않는 영역이기에 그렇다.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은 많다. 자신의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주식투자 방법을 찾아다닌다. 이때 비법이라는 말을 들으면 솔깃해진다. 이 방법이면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따라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 광고하고 있는 방법으로 공부하지만 20년 전 실력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다 새로운 공부 방법을 듣게 되면 이 방법으로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유창한 영어 선생님이 가르치고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교수법이라고 해도 좀처럼 영어를 잘하게 만들지 못한다. 영어공부를 하는 방법은 영어를 잘하게 하는 수단이 아니기에 그렇다. 모든 공부는 의지, 실천, 반복이 필요하다. 의지, 실천, 반복이 유지되지 않으면 기대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영어만이 아니다. 건강도, 투자도, 인간관계도 다 그렇다.


주식투자도 공부도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은 없다. 생각과 실천이 반복되는 과정을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달렸다. 오래 지속할수록 조금씩 이치가 터득되는 것이지 이마저도 완벽하게 정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으르지도 조급하지도 않아야 한다. 뭔가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면 살이 붙고, 의지는 신념이 된다. 신념이 생기면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이 쉬워진다.


주식투자, 공부, 성공의 비법을 알고 있다는 사람에게서 멀어지자. 알 수 있는 것은 걸어온 길, 그 길뿐이다. 책이나 유명인은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지 무빙워크가 아니다. 가고 있는 곳 근처만 밝혀주지, 먼 곳을 보여주지도, 자동으로 이동하게도 하지 못한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것은 내 두 발을 움직여야 먼 곳을 확인할 수 있다.


외부에 답은 없다. 오직 내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안으로 안으로 스미는 것, 그것밖에 없다. 등잔 밑이 어둡지만 가장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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