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서다

by 긴기다림


전력을 다해 계획하고 실행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좌절한다. 노력이 부족했던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세우고 필요한 일을 하는 데 지식과 논리를 사용한다. 관련 지식을 받아들이고 논리적인 단계를 밟아 실천하면 이룰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에너지를 원하는 일에 쏟아붓는다고 잘 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잘 안 된다.


맥 빠지는 일이다. 선의를 가지고 온 힘을 다하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않기에 선의를 실행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좌절에 빠진다. 성공은 실패의 징검돌을 딛지 않으면 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신은 두려움과 공포 너머에 성공을 숨겨 두었다는 말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온 힘을 쏟아붓는 것 자체가 원하는 일을 멀어지게 하는 진짜 이유일 수 있다. 저항이다. 힘을 쓰면 쓸수록 경직된다. 경직되면 시련은 더 큰 시력으로 다가온다. 경직된 몸은 나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의 포로가 된다.

시험을 봤는데 50점이다. 공부를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이 한 사람은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은 결과에 대해 마음의 동요가 크지 않다. 똑같은 점수라고 해도 마음의 파장은 다르다. 원하는 시험 점수를 얻을 수도 있기에 공부 자체를 안 하는 것이 답일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은 공부에 비례하여 결과가 나오는 대상이다. 이는 시험문제와 답은 정해져 있기에 그렇다. 시험공부를 많이 한다는 것은 정해진 문제와 답을 좀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시간을 더 투자한 사람이 개별적인 특성을 떠나 성적이 좋을 확률이 높다. 다른 일은 어떤가? 그 분야에 크게 성취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일에서 일어나는 것은 개별적인 특성을 가진다. 누군가에게는 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A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했다는 정보를 찾아 A로 해결하려 하지만 안 될 때가 많다. 당황스럽다. B부터 Z까지 찾아 전력을 다 하지만 그래도 안 된다. 왜일까? 답은 1이기 때문이다. 또는 답은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멸의 예술작품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단계를 밟아 실력을 쌓아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다. 영감이라는 통로를 통해 툭 던져진다. 툭 던져지는 그곳에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지만 말이다.


온 힘을 다하지만 안 된다면 이유는 나에게 있지 않다. 잡으려고 하는 것이 온 힘을 다하는 그 힘에 밀려 더 멀어진다. 저항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 감정, 지식, 논리 등 머리와 마음에 뒤범벅이 된 그것을 버리자. 그러면 망할 것 같고,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하는 모든 것이 일어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버려야 산다. 그래야 길이 열린다. 최선을 다했는데 몸과 마음이 더 이상 갈 곳을 찾지 못했다면 멈춰야 다른 문이 열린다. 이때는 책과 사람에게서 답을 구할 필요가 없다. 그곳에는 답이 없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려는데 중간에 문이 있다. 우리는 이쪽에서 열쇠를 찾으려고 한다. 아무리 찾아도 문에 맞는 열쇠가 없다. 노력이 부족해서 못 찾은 것이 아니다. 원래 그 열쇠는 저쪽에 있다. 이쪽에서는 문에 맞는 열쇠가 없고 문을 열기 전에는 저쪽으로 갈 수 없으니 포기해야 할까? 그 문은 그 앞에 서서 기다리면 자동으로 열리는 문이다. 열쇠를 찾는 데에만 열중하다 지쳐 기다리지를 못한다. 문은 꼼짝도 안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정해졌고, 이것도 저것도 다 했는데 답이 안 보이면 더 찾지 말자. 생각이 없어지고 감정이 사라지면 문은 열린다. 조급함, 불신, 두려움은 문을 꼼짝도 못 하게 만든다. 좋은 역할을 다했다면 남은 것은 좋은 결과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지금은 기다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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