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은퇴한 7, 80대 어르신의 인터뷰를 봤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말씀하신 것은 건강이다. 다음으로 돈이었다. 건강이 삶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한다. 이유를 굳이 찾을 필요도 없다. 그럼,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나?
전문 의료인의 건강 정보에 늘 관심을 가진다. 유명 의사를 포함하여 건강에 관계된 사람의 입에 주목하고 따르려 노력한다. 저속노화를 이야기하는 의사의 말을 따르려 한다. 슬로조깅이 좋다고 하면 느리게 달리려 한다. 어떤 과일이나 채소가 좋다면 불티나게 팔린다. 건강과 관련된 운동, 약, 먹거리는 최소 스터디셀러다.
건강에 관심도 많고 건강에 정통한 지식을 전해주는 사람도 많으며, 건강에 좋은 음식과 운동이 차고 넘치는데 왜 아픈 사람이 많을까? 2025년 한국리서치의 정기조사 신체건강 의식조사에서 “건강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52%다. 절반 정도는 스스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낀다. 2025년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3.5세다. 이에 반해 질병이나 장애 없이 완전 건강 상태로 살 것으로 기대하는 건강기대 수명은 72세 전후다. 10년 정도는 질병이나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을 말한다.
건강에 관한 정보가 넘치는데도 건강에 자신이 없거나,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절반이다. 평균수명과 건강기대수명의 차이도 크다. 건강을 위한 실천을 못해서일까? 아니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없게 하는 사회적, 환경적 문제일까?
일본의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그리스, 이카리아, 코스타리카 니코야 반도, 미국 캘리포니아 롬알리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 마을이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많은 움직임’, ‘소식’, ‘채소, 콩류, 과일 섭취’, ‘가공식품 먹지 않음’, ‘공동체 의식과 역할’ 등이 그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것은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음식과 운동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건강은 적당한 음식, 적당한 움직임, 적당한 역할, 적당한 관계만으로 충분하다. 환경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언가 마음을 움켜쥐고 있어 이런 것을 보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어떤가? 그들이 말하는 것이 언제나 건강을 지키는 신호가 될까? 꼭 그런 것 같지 않다. 신호라고 생각하지만 소음인 경우가 많다. 잦은 경고, 많은 치료, 확고한 답,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이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강한 처방은 깊은 흔적을 남긴다. 건강 만이겠는가? 돈에 관한 전문가, 관계에 대한 전문가도 매한가지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정답이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그 위치에 가기까지 어떤 길을 걸었겠는가? 그 길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 아닐 수 있음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냥 두어도 충분히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다. 어떤 곳에 꽁꽁 묻어둔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은 특별한 비법을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주식도 마찬가지로, 비책을 몰라서 돈을 벌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평범한 것 속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건강의 답은 의사, 운동, 음식에 있지 않다. 답은 내 안에 있다. 자연의 나무나 동물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강박을 버리고 생활을 돌아보면 명의가 필요 없다. 명의는 사람이 아니라 생활이다. 생활이 바로 서야 건강은 지식이 아니라 숨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