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 사이에서

by 긴기다림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한다.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고 책을 읽는다. 경제신문을 읽고 아내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침 루틴이다. 이 시간은 내게 행복이자 활력이다. 이 힘으로 하루를 이끈다.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오후가 되면 피로감도 느껴지고 약간의 지루함도 스민다. 오후에는 마음속에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머리는 멈추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을 짜 맞춘다. 이때의 몸과 마음의 언어는 세속에 가깝다. 현재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이기에 부정할 수만은 없다. 여기가 하루의 격전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오후의 기운은 자아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뇌에게 논리적인 힘을 요구한다. 자아는 보고 들은 것들을 중심으로, 뇌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길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늘 보던 것에서 규칙을 찾으려 하고,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일들에 대해 걱정하며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사람은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 만약 경험이라는 것을 지금 삶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면, 경험은 무한대로 열린다. 우리 세포 안에 새겨진 무한대의 경험이 우리를 지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그 힘을 찾으려 하지 않고, 해 온 대로 산다.


건강, 관계, 돈에 관해 보이는 것에서만 답을 찾는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틀린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건강에 관한 전문가의 말에서만 답을 찾다 보면 천수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관계에 관한 전문가의 말에만 귀 기울이다 보면, 어긋난 관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지쳐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 돈을 버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만 찾는 사람은, 돈이 없는 길로만 들어서기도 한다.

자신을 벗어나 자신을 볼 수 있다면, 지구를 벗어나 지구를 본다면, 볼 수 있는 것의 양과 질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에 대해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 뿐이다. 익숙한 길로만 다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 그 길밖에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잘 보이는 길 때문에 보이지 않는 길을 찾지 않는 것이 아니다.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은 같은 크기로 있다. 다만 그 길을 보려는 사람이 없다. 언제나 그곳에 있지만,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사람은 드물다.


압도적인 성과는 엄청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지 않은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사람들의 몫이다. 레드오션 전략은 계속 부각되지만, 여전히 블루오션을 능가하지는 못한다. 문을 처음 여는 사람들의 파이는 여전히 크다. 우리는 어디에서 처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모든 곳에 문은 있다. 다만 우리는 늘 익숙한 문고리에만 손이 갈 뿐이다. 문을 여는 일은 거창한 결단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과 같은 하루 속에서, 자동으로 반응하던 생각 하나를 멈추고 다른 질문을 던지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늘 옳다고 믿어온 기준을 잠시 내려두고, 당연하다고 여긴 방향에서 고개를 조금만 틀어보는 일이다. 그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문이 형태를 드러낸다. 새로운 삶의 가능성은 멀리 있지 않다. 익숙함을 의심하는 아주 작은 선택 위에 조용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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