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by 긴기다림

하루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삶은 안정적인 상태를 오래 내버려 두지 않는다. 불현듯 찾아와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1년을 평온하게 살았다고 해서 평생을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내 삶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심어진 어떤 힘들이 동일한 상태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흔드는 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원래대로 돌리려면 비용은 필연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족스러운 하루란 어떤 모습일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믿음, 평화로운 인간관계, 경제적인 여유가 함께하는 삶일 것이다. 날마다 성장한다는 느낌은 우리에게 자유의 날개를 달아준다. 보고, 듣고, 느끼며 매일에 감사하는 삶,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이상이다. 모든 삶은 내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눈을 뜨면 우리는 타인과 세상이라는 다른 삶과 만나 공존을 위한 타협에 놓인다. 저마다의 지분이 있기에 나만을 주장할 수 없다. 그러다 보면 내 삶의 자세가 흐트러지기도 한다. 틈은 벌어지고 흔들림은 필연이다. 설계 자체가 그러하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기에, 받아들이고 다시 평온이 찾아올 수 있도록 시간을 내야 한다.

삶을 흔드는 원초적인 힘은 '두려움'과 '분노'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이 두 가지에서 파생된다. 두려움은 알 수 없는 미지의 것, 지금보다 안 좋은 상황에 대한 '감정의 가불'이다. 분노는 내 정체성에 대한 훼손에서 온다. 내 가치가 폄하될 때의 자동 방어 시스템이다.


30조 개에 달하는 세포에 새겨진 본능은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일정 기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뿐이다. 본능은 우리에게 마냥 우호적이지 않다. 본능은 개인의 소망이 아니라, 변화에 에너지를 보내 삶이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삶이 파란만장한 이유는 우리의 본능이 '안정'이 아닌 '변화'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잔잔한 바다도 때가 되면 흐름을 바꿔 파도가 일고, 아랫물과 윗물을 뒤섞는다. 모든 변화는 상수다. 변화에서 비껴나 있고 싶겠지만, 그것은 삶의 선택지에 없다. 우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지만, 행동이 자신의 약속에서 벗어났을 때 원래 궤도로 돌려놓을 방법은 많다.


궤도를 이탈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알아차림'이다. 명상을 통해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감정의 동요를 가라앉히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싶은 망설임이 커지기 전, "5, 4, 3, 2, 1"을 세고 즉각 몸을 움직이는 '5초 법칙'을 사용하면 뇌가 만들어내는 핑계를 차단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만약 화가 나면, 심호흡을 세 번 한다”와 같은 ‘If-Then 플랜’을 세워두면 의지력 소모 없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땐 목표를 '2분'으로 대폭 축소하여 가볍게 시작하는 '2분 규칙'도 유용하다. 의지력에 기대기보다 환경을 재배치하여 나쁜 습관은 어렵게, 좋은 습관은 쉽게 만드는 '환경 설정'도 효과적인 복귀 방법이다.


때때로 이런 도구들은 강한 정신력보다 강력하다. 시스템과 환경을 이용하여 언제든 다시 목표로 돌아올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결국 자책보다는 빠르고 기계적인 대응이 궤도 수정의 핵심이다. 물론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먼저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지만, 눈을 감았을 때만 그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마음에 바람이 일 때는 세상이 더 시끄럽게 느껴진다. 세상의 소음이 아니라 내 안의 바람을 다스려야만 변화를 진정시킬 수 있다.


왼쪽으로 이동하는 진자는 왼쪽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는다. 왼쪽으로 간 에너지가 다하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다. 왼쪽은 옳고 오른쪽은 그르다고 할 수 없다. 왼쪽이 좋다고 생각하면 오른쪽으로의 움직임이 싫겠지만, 오른쪽으로 움직여야 다시 왼쪽으로 돌아올 힘을 얻는다.


변화는 우리를 원치 않는 곳으로 데려가기도 하지만, 그 움직임이 있어야 다시 원하는 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 궤도에서 많이 벗어나면 돌아오기 쉽지 않다. 하지만 먼 길을 돌아온다면 그 궤도에서 얻는 것 또한 많아진다. 성취와 깨달음은 바깥이 아니라 내부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힘들 때 대부분 바깥의 현상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마음이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을 때는, 몸부터 돌려세우는 방법도 유효하다. 명상이 어렵다면 몸을 먼저 움직이는 것도 방법이다. 몸을 돌려세우는 그 단순한 동작에 익숙해지는 것, 그것이 흔들리는 삶에서도 나를 지키는 닻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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