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지배하는 단어의 힘

by 긴기다림

생각은 문장으로 이루어졌고 문장은 단어로 되어 있다. 하루를 어떤 톤으로 살 것인가는 어떤 생각을 강하게 하느냐에 달렸고, 그것은 단어의 힘에 의존한다. 하루를 지배하려면 어떤 단어를 하루라는 무대에 등장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다. 추상적이고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단어보다는 구체적이고 좁은 범위의 단어가 힘이 있다. 이런 단어에는 구체적인 행동이 붙기가 쉽다.


하루를 적절하게 잘 살기 위한 단어가 있고 1년을 살기 위한 단어가 다를 것이다. 평생을 사는 데 중심을 두어야 하는 단어도 다를 것이다. 기간이 길수록 추상적이고 범위가 넓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담을 수 있는 행동이 적기에 삶에서의 배움과 성취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오늘 하루 내가 집중할 단어는 '주스'다. 우리 집은 채소와 과일을 한 번에 많이 갈아서 2주 정도 먹는다. 비트, 양배추, 토마토, 브로콜리, 사과, 당근, 바나나를 갈아서 냉장고에 보관하여 하루에 한 잔 마신다. 채소와 과일을 손질하고 완전히 갈아서 냉장고에 넣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다. 막상 시작하면 어렵지 않게 해내지만, 하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다. 하기 싫고 미루고 싶다. 매번 겪는다.


며칠 전부터 갈아야지 하고 마음먹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늘은 꼭 갈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주스 가는 데 다짐까지 필요하겠냐고 생각하지만 귀찮음은 많은 것을 이긴다. 건강을 위해 먹는 주스를 가는 데 잠시 귀찮은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매번 불편하지만 늘 반복이다. 오늘은 넘기지 않으려고 오늘의 단어는 주스로 정했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을 하고 점심을 먹자마자 주스를 갈려고 생각한다. 주스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익숙해지도록, 갈 때까지 주스라는 단어를 극진히 모신다. 이런 과정이 주스를 가는 행동까지 이르게 한다. 주스라는 단어를 확대하면 건강이 될 것이다. 나의 건강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건강이 된다. 건강을 확장하면 자유로움 또는 행복이 될 것이다.


책 [원씽]은 단순히 중요한 일을 하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들을 더 쉬워지거나 필요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단 하나를 찾아내어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하나의 도미노가 1.5배 더 큰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있다는 물리 법칙을 인용하여, 5cm 크기의 작은 도미노로 시작해도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도미노가 23번째에 이르면 에펠탑을 넘어서고, 31번째는 에베레스트산보다 900m나 높아지며, 57번째는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덮을 만큼 거대해진다. 이러한 예시는 거대한 성공이 동시다발적인 행동이 아닌 순차적인 진행의 결과임을 보여주며, 결국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도미노인 '단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한다.


이것이 내가 ‘주스’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오늘의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다. 아주 작은 도미노 하나가 거대한 에너지를 폭발시키듯, 믹서기를 돌리는 오늘의 행동은 건강이라는 내 삶의 거대한 도미노를 쓰러뜨릴 유일한 시작 버튼이다. 오늘의 번거로움은 내일의 에너지가 되고, 막연했던 건강의 불안을 실체 있는 확신으로 바꾼다.


관념 속에만 머무는 ‘행복’이란 단어에는 힘이 없으나, 손끝에 닿는 과일의 차가운 감촉과 믹서기의 힘찬 소리에는 삶을 바꾸는 힘이 있다. 나는 오늘 작지만 중요한 나의 도미노, ‘주스’에만 집중하려 한다.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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