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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May 10. 2024

지금은 '혹독한 자기 증명'의 시기를 거쳐야 한다.

 해방의 밤/은유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공감력이란 게 있다면 이 자기 증명의 혹독한 훈련 덕분일 것입니다." 312p-


 페미니즘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보다 여성의 지위는 나아졌고 계속 나아지길 바란다. 가정에서, 연인관계에서, 사회에서 여성은 나름대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주위 시선도 냉대보다는 이해와 화합을 추구하고 있다. 여성이 여성이라는 틀에서 해방이 되고 있는 중이며 이는 '혹독한 훈련' 덕분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결혼 적령기를 맞은 아들을 가진 친구와 이야기를 했다. 친구는 며느리라는 말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소위 떠도는 말처럼 '요즘은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본다'는 푸념을 하며 나도 그런 시어머니가 되면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문득 얼마 전 딸과의 대화에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물어보았다.

 "너는 며느리가 명절에 친정에 먼저 간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요즘은 아들은 시댁, 며느리는 친정으로 간다던데?"

 "그럼 가세요~~ 해야지. 아들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어디야? 하하"

 그렇구나, 진짜 시어머니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긴 했구나. 이런 것을 웃프다고 하는 것일까? 포기하는 심정으로 한 말 같아서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졌지만 딸만 가진 나에게는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주부로서의 삶을 사는 남편이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면서 가사노동의 가치가 올라갔다. 여성의 목소리에 싼값을 매기고 흠을 찾으려는 눈들도 많이 줄어들었다. 앞으로 여성의 지위를 높이려는 목소리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 여성들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공감력'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이런 능력은 여성들의 남성들과 동등한 지위에 오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혹독한 자기 증명'의 시기를 거쳐야 한다. 현실을 불평하고 진실을 부정하는 무리들로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이 왜 부당한지'를 증명해야 한다. 이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여성들이여, 조금만 더 혹독해지자. '자기 증명'은 학교에서의 성폭력, 남녀 간의 데이트폭력, 직장에서의 언어폭력과 성추행 등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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