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첫 신혼집에서의 꿈이야기 2-1
결혼이란 걸 앞두면 많은 감정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거 같다.
신혼집부터 살림살이들 준비하느라 정신들이 없을 거다.
나 또한 그럴 줄 알았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더 이쁘게 더 좋게 그렇게들 준비할 줄 알았다.
결혼 상대자와 반지도 보러 다니고, 가전제품들을 보면서 이게 좋으니 저게 좋으니 할 줄 알았다.
내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둘 다 없이 시작하는지라 이것저것 따질 형편이 안 됐다.
집 한 칸 있어도 둘이 살면 되지 하는 맘이었다.
집을 보러 다니면서 슬플 때도 많았다. 맘에 든다 싶으면 비쌌다. 그렇겠지.
주위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다.
양쪽 집에서 주는 건 다 받으라고 살면서 하나씩 늘이면 되지 하는 마음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우린 양쪽에 받을 것도 없었고 선뜻 줄사람도 없다.
가끔 밤에 보이는 수많은 불빛들이 거의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본다면 저렇게 많은 불빛 중에 우리 것이 없다는 게 많이 슬펐다.
저 불빛이 다 내 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는 아니더라도...
많은 집을 보러 다녔다. 우리 형편에 맞는 집을 구하는 게 어려웠다.
번지르하게 그럭저럭 괜찮아 보여서 들어가면 안에는 한숨 나오게 만드는 집도 많았다.
한숨 나오게 만드는 집도 누군가의 안식처가 될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또 슬펐다.
집 보러 다니면서 속으로 많이 울기도 했다.
며칠을 발품 팔아가며 돌아다니다가 신혼집을 계약했다.
2층 건물이었고 오르막에 있는 집이었다. 평수는 작았다.
경사가 있다 보니 그나마 2층은 사각모양이었지만, 1층집 안은 각도 지고 화장실 천장은 사선으로 되어있었다.
2층 올라가는 계단은 한 명이 지나갈 수 있는 넓이였고 폭이 좁고 높았다. 15칸 정도였다.
누가 오면 내려가서 문 열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우린 자주 올사람도 없을 거라 그 정도 불편함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집안은 긴 모양이라고 보면 된다. 방이 두 칸인데 서로 마주 보고 있다.
큰방옆엔 화장실이 붙어있고 마주 보는 작은방 옆에는 작은 주방이 있었다.
거실 통로도 한 명이 지나갈만한 공간이라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둘이다 보니 그냥 살자 싶었다.
신혼살림도 얼마 없었다.
침대하나 옷장 작은 거 하나에 세탁기, 냉장고도 작은 거였고 티브이도 작은 거 하나가 끝이다.
그래도 둘이 살 곳이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살림이 하나씩 들어오고 결혼식을 앞둔 며칠 전 비가 억수같이 왔다.
옛날 건물이라 혹시나 하고 가보니 옥상에서 물이 샜는지 난리가 났었다.
벽 타고 물이 흘러들어와 가전제품들이 젖을뻔했고 바닥에도 물이 있었다.
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주인은 다른 곳에 살고 있었고, 자기 말로는 집이 몇 개 있다나? 그래서? 계약할 때도 가진 걸 자랑하던 주인이었다.
비가 새서 벽이며 난리 났다고 하니 그냥 쓰면 안 되냐고 그런다.
비가 항상 많이 오는 것도 아니라나?
화가 났다. 어떻게 살 수 있냐고. 또 비 오면 어떡할 거냐고. 당신 같으면 살 수 있냐고. 수리해 달라고 했다.
재산 많다고 자랑하던 주인 아니었나?
옥상에 대충 방수공사를 하는 거 같았다. 겉핥기 하듯이 말이다.
그 뒤로도 비가 오면 처음처럼 비가 줄줄 들어오는 건 아니었지만 물이 스멀스멀 스며들어 벽이 젖고 곰팡이도 생겼다.
옛날집이라 그런지 여름엔 쪄 죽는 줄 알았다.
방 온도가 37도까지도 올라갔다. 땀 흘리면서 자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선풍기가 열풍기인 줄 알았다. 더운 바람을 내뿜어댔다.
신랑은 더위를 잘 안타는 편인데, 신랑도 땀이 줄 줄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에어컨 벽걸이 6평형을 샀다.
이야~ 신세계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 돈이 좋다 싶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돈을 많이 벌려고 아등바등 사는지 알 것 같았다.
집이 터가 안 좋은지 이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여러 번 생겼다.
신랑과 나 둘이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치료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몇 개월 치료를 받았다.
더 소름 끼치는 일도 겪었다.
첫 번째로 신랑이 겪은 이야기를 해본다. (신랑입장에서 써본다. 여기서 나= 신랑이다.)
사람은 꿈을 꾸지만 기억을 못 한다고들 한다. 나 역시 그렇다.
꿈이 기억났던 적은 손가락 꼽을 정도다.
어느 날의 꿈이야기다.
어두운 밤에 주위에 아무도 없이 혼자 길을 가고 있었다. 주위는 캄캄했고 아무도 없었다.
혼자 길을 걷고 있는데 등뒤로부터 소름이 끼쳐왔다.
긴장하면서 슬그머니 뒤로 돌아보니 저 멀리서 누군가가 미친 듯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그때 느낌은 잡히면 큰일 날 것만 같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따라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뒤로 돌아보면서 달렸다.
전력질주를 하는데, 사람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왔다.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아무리 달려도 거리가 멀어지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 존재를 보니 나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져 갔다.
쉼 쉬기는 더 힘들어지고 심장 뛰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면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조금씩 조금씩 좁아지는 거리에 두려움은 더 커지고 있었다.
가까워져도 얼굴형태는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 때문에 더 무섭게 느껴지는 걸까? 분명 얼굴은 있는데 이목구비가 구분이 안 됐다.
죽기 살기로 달리고 있는데 어느새 그 존재의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 들렸다.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그 존재가 뒤에서 나의 왼팔을 잡았다.
손을 떼어내기 위해 오른손으로 나의 왼손을 잡은 그 존재의 팔을 잡고 손가락들을 꺾는 순간....
"악!" 비명소리가 들렸다. 놀란 나는 잠에서 깼다.
여기까지가 꿈이었다.
다시 나의 입장으로 돌아왔다.
자고 있는데 갑자기 신랑이 내 왼손을 꽉 잡았다.
그러더니 다른 손으로 내 왼손가락들을 모두 잡더니 손등 쪽으로 꺾는 거였다.
잠이 덜 깬 상태였지만, 부러질뻔했다.
진심을 담아 난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에 신랑이 놀라 깨면서 내 손을 놨다.
부러지기 직전이었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닐 정도로 있는 힘껏 내 손가락을 꺾고 있었던 거다.
나도 놀라서 미쳤냐고 소리 질렀고, 진심으로 발로 신랑을 찼다.
신랑이 꿈이야기를 해줬다.
살면서 이런 꿈은 처음이었단다.
누가 자기를 쫓아오는 꿈도 처음이었다고.
꿈에서 살기가 느껴지기도 처음이었다고.
조금만 늦었다면 꿈이 사람 잡을뻔한거다.
이것이 신혼집에서 겪은 첫 번째 꿈이었다.
우리 둘 다 꿈을 잘 기억 못 하는 편인데 나도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름이 끼쳤다.
신랑은 꿈이 너무 생생해서 며칠 동안 잠을 푹 못 잤다.
그 존재가 꿈에 나올까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고, 자기 전에 눈 감으면 자꾸 쫓아오는 장면이 떠올라 한참 뒤척이다 잠들곤 했다.
얼마뒤 내가 다른 꿈을 꿨는데 잊을 수 없는 두 번의 꿈이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곤 한다.
다음 글에 꿈 하나씩 올려볼까 한다.
글을 적으면서도 생생하게 떠올라 소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