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네사람중 아줌마라면...
문득 동화 콩쥐팥쥐에서 내가 동네 아줌마라면???
그것도 과부에 자식이 없는 아줌마라면???
난 이랬을 거 같다….
<상황: 옆집 복남이네를 대문 앞에서 만났을 때>
보소. 복남이네
내가 이 동네 산 지 벌써 20년 됐다 아닙니꺼.
조용한 동네에 얼마 전 자기 빨간 벽돌집에 여자 둘이 들어오더니 하루가 멀다고 동네가 시끄럽다 아닌교.
자기도 알지요?
저리 시끄러운데도 저 집 아빠는 뭘 하는지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니까.
야간 근무를 하는지….
아마도 재혼을 한 거 같은데, 해만 뜨면 저 집 엄마 목소리 때문에 내 귀가 따갑다 아닌교.
언닌지 동생인지 같이 온 여자애는 콩쥐랑 키도 비슷해서 나는 마 누가 누군지 자세히 안 보면 헷갈리더라 카이.
둘이 또 어찌나 닮았는지. 신기하지요.
들어온 여자애는 뭔 복이 많은지 빨래터에서 그 여자애를 본 적이 없다니까.
콩쥐한테 물어도 야는 원래 조용한 애 아닌교.
웃기만 하고 별말이 없어서 그냥 목소리만 큰 사람들인가 했지요.
웬걸!!!
콩쥐가 자기 집에만 들어가면 그리 큰소리가 더 크게 난다 아닌교.
콩쥐 소리는 안 나고 꽥꽥 소리 지르는 목소리가 꼭 새엄마 같더라니까.
옆에서 웃음소리 나는 건 데리고 온 딸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콩쥐 혼나는 게 그리 재미난 지 웃음소리가 넘어간다 아닙니꺼.
콩쥐가 집에 들어가면 갸 목소리 듣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아닌교.
내가 궁금해서 그 집 앞을 기웃거리는데, 새엄마가 나와서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한다 아닌교.
야시도 그런 야시는 없는 기라.
하루는 내보고 들어오라 카데. 보리차 한잔하고 가라고.
나는 콩쥐가 살아있나 궁금해서 들어갔지.
그랬드만, 새엄마가 아주 다정하게 콩쥐한테 고운 손으로 힘은 일하면 안 된다고 들어가서 쉬라고 하데요.
난 그날 데려온 딸 이름이 팥쥐라는 거 첨 알았다 아닌교.
그 엄마가 그러데.
“팥쥐야, 이 일은 네가 좀 하렴. 서로 도우면서 하는 거란다. 언니는 쉬게 하고.”
라면서 어찌나 다정하게 콩쥐를 쳐다보면서 웃던지.
팥쥐도 착하드만요.
군말 안 하고 자기가 일을 하데요.
“네, 어머니~ 당연히 제가 해야죠.” 하면서요.
콩쥐는 쉬게 하고 자기가 일을 하드만요.
어찌나 기특하던지.
근데 참 희한하다 아닌교.
도대체 낮에 그 집에서 들리는 그 고함은 어디서 난단 말인교?
콩쥐한테 살갑게 대하는데 소리 지를 거 하나 없드만요.
그 집 아빠는 낮엔 없는 거 같고, 목소리는 여잔데….
거참 희한해.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 조용하고 웃으면서 살갑게 지내는데. 안 그런교?
혹시 복남이네 자넨 저 집에 대해 아는 거 없나?
사람들이랑 왕래하는 것도 아닌 거 같고, 안에 들여다보면 그렇게 정들이 넘치는데.
심부름이나 빨래터는 콩쥐가 하고 집안일은 팥쥐가 돕는 거 같더만요.
저 집 새엄마는 복도 많지.
낮에 집에 없고 돈 벌어주는 남편 있지.
게다가 늦게 와서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집안일 도와주는 두 딸도 있고.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봅디다.
내사 부럽네! 부러워.
남편 없고 자식 없는 내가 볼 땐 부러운 집이여.
난 들어가서 밥이나 할라요.
복남이에 잘 가소.
혹시 저 집 소식 들으면 나한테도 말해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