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조건과 보상

오롯이, 나

by 숙희달



나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한다.

받는 사람의 표정을 떠올리면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행복했다.



그래서 더 자주 베풀었다.

하지만 끝 즈음에는

내가 준 것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남았다.



베풂은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깨달았다.

내가 건넨 베풂이

상대가 바라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좋을 거라 생각했고,

필요할 거라 짐작했고,

고마워할 거라 예상했다.

그건 어쩌면

내 기준으로 만든 친절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돌아오지 않았던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뒤로는

베풀기 전에 한 번 더 묻게 되었다.

이건 상대를 위한 걸까,

아니면 나를 만족시키는 방식일까.



조건 없는 베풂은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은 선택을

내가 했는지를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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