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동등한 관계

오롯이, 나

by 숙희달


내가 겪어본 관계에는

완전히 동등한 관계는 없었다.



누가 더 사랑하느냐,

누가 더 이해하느냐,

관계에는 늘 차이가 있었다.



부모의 사랑은 기울어진 헌신이었고,

연인 관계에서도

감정의 크기와 속도는 같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동등한 관계라는 말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동등함은

감정의 깊이가 아니라는 걸.



동등한 관계란

사랑이 반반인 상태가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는 책임이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는 상태였다.



설명하고, 참고, 기다리는 역할이

늘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는 관계.




그래서 나는 이제

관계를 동등하게 운영하고 싶다.



완벽하게 같은 마음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태도 안에서.



그게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관계이고,

앞으로 내가 선택할

관계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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