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단상
어느 날
아르바이트생이 나에게 물었다.
“사장님은 왜 아르바이트생들한테 존댓말을 하세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나보다 어리고 직급이 낮다고 해서
의사를 묻지도 않고 말을 낮추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저도 그런 거 싫어하거든요.”
아르바이트생은 조금 웃으며 말했다.
“알바를 많이 해봤는데
존댓말 하는 사장님은 처음이에요.
보통은 금방 말 놓으시거든요.
근데 저도 초면에 말 놓는 건 싫어해요. “
그 말을 듣고
혼자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도
쉽게 말하지 못할 시간을 통과한 사람이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도 있고,
조용히 이별을 감당한 사람도 있다.
시간은 길이로만 쌓이지 않는다.
나는 대학가에서 장사를 한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학생들과 보낸다.
학업과 아르바이트,
과제와 인간관계 사이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얼굴들을 본다.
그들의 하루는
생각보다 깊고 단단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어린 사람’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쉽게 말을 낮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