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차가운 매트 위에서 코브라 자세를 연습한다. 매트에 배를 깔고 엎드려 가슴 옆으로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상체를 세운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명치를 들어 올리면 등 뒤 날개뼈가 모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시선은 코끝을 향하고 지그시 눈을 감는다. 머릿속으로는 코브라 자세를 상상하면서 호흡으로 동작을 이끈다.
처음 코브라 자세를 접할 때 허리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었다. 선생님은 통증이 있는 곳으로 호흡을 보내라고 하시지만, 처음에는 호흡을 보내는 것이 뭔지 몰라 답답할 뿐이었다. 동작도 어려운데 호흡까지 보내라니 ‘도대체 어디로 보내라는 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문 밖으로는 트럭에서 과일 파는 아저씨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어왔다. 집중 못 하는 걸 눈치챈 선생님은 호흡에 집중하라고 다시 말씀하셨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숨을 들이마셨다. 마시는 숨은 가슴을 가득 채우고 내쉬는 숨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숨을 들이마시면서 통증으로 호흡을 보내는 시도를 했다. 조금씩 집중이 되었다. 바깥소리는 멀어지고 내 숨소리가 나를 가득 채웠다. 아직은 세상이 잠든 시간, 어스름한 새벽 공기와 내 호흡이 만나 몸속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구름 이불을 덮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코브라 동작을 하면 신기하게 몸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동작에 빠져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수련실에 햇살이 들어와 매트의 반을 덮고 있었다. 따뜻한 온기가 나에게 다가옴을 느꼈다.
나에게 요가는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은 어렵다고 얘기하는 동작들이 나에게 가볍게 다가오는 이유는 왜일까? 그동안 머릿속을 채웠던 힘든 순간들, 고비들을 견뎌내고 살아온 나에게 요가가 없을 때는 모든 소음이 내 걱정만큼이나 컸었는데... 요가는 시장통 같은 내 머릿속을 정돈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