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꿈이야기

풀포기

by 해파리

같은 꿈을 몇번이고 다시 꾸는 일이 잦아졌다.

미취학 아동시절 매번 꾸던 무서운 꿈은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겪는 상황과 비슷했다.

동굴속에서 걷다가 매섭게 굴러오는 돌덩이에 깔리지 않도록 죽어라고 뛰기

절벽과 바다 사이에서 계속해서 생기는 계단, 그리고 밟고나면 올라가야만 했던 곳


여느 RPG게임과 같이 난 꿈속의 플레이어였다.

마지막은 절벽이나 깨우는 소리에 놀라 기억이 날아가는 장면 뿐


10년도 지난지금

아주아주 소름돋고 징그러운 꿈을 꾼다.


예쁘게 입은 봄옷에 걸치고 있는 얼기설기한 하얀 가디건을 입고

친구들과, 어떤 사람들과 방실방실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찰나

갑자기 내 팔이 의식되고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풀밭에서 피크닉을 하고 있었던가, 꿈속내가 앉이 있는 여기는 어디던가

내려다 본 내 팔 안쪽에는 수많은 새싹과 같은 이파리가 가득했다.


얼기설기 듬성듬성 나무의 요정처럼,

쉬이 말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데메테르 처럼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나 자신이 가장 끔찍할만한 어린시절 9개의 불주사 자국과 같이 정교하게도 팔안쪽에

빽뺵히 심겨져있었다.


보자마자 팔을 벅벅 긁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일이지, 내 자신이 너무 징그럽고 혐오스러워

이 풀같은것들 다 뽑아버리고 잘라버리면 다시 내팔은 깨끗해질거야.

손을 떨며,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부르짖는다.


팔에서 어떤 식물인지도 모른채 뽑아내는 이파리들, 엄청나게 큰

피지낭종을 손으로 빼내는 것처럼 단단히도 박혀있는 뿌리와 이파리를

빼내고, 안쪽까지 다져져있던 촉촉한 흙을 털어냈다.


얼마나 그 짓을 반복했을까.

실제 피라면 이미 기절헀어야 할만큼 손과 팔에서는 피가 새어나오는 중이었으며

정신은 환각에 홀린것과 같이 팔을 때리고 긁고 풀을 빼내어

짖밟고 태우고 내 자신이 역겨워 토가 나왔다.


끔찍한 내 모습.


진짜 풀포기에 무당벌레들까지 앉자, 팔을 잘라버리면 되겠다. 같은 잔인한 방법을 떠올렸다.

내 몸에 왜 이런말이, 그런 왜 내팔에서 이런일이


누가 태워서 날 죽인다면 곱게 태워져 재로 사라지고 싶었다.

생경한 팔에서 뿌리를 뽑는 느낌과 고통, 혐오스럽던 내 팔 그리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멍청한 나.


잠 속의 환각? 모든 환각속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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