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7일
삶은 쉬이 멈출 수 없는 열차와 같으리라.
멈춤을 결정하는 것은 내 선택이지만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가 없네.
책임질 수 없던 사랑의 무게가 짓누르던 못 덜미를 만지작대며, 오늘도 얼굴 속에 무언가 꽉 차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사람. 사랑 줄 수도, 사랑받을 수도 없는 사람. 뛰어나고 싶었지만 오늘도 그럴 수 없음에 슬퍼하고 나를 갉아먹는 숱한 시간들.
내가 지고 있던 것들은 얼마나 나의 뒷덜미를 아프게 했나, 지탱하던 손목을 떨리게 했나.
날 것 그대로 나는 너무나 힘겨우며 지쳐버렸다. 내가 이룰 수 있는 것, 아룬 것이. 다다를 수 있는 것이 없으며 특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 나의 남은 힘마저 앗아간다.
그저 하루하루 갱신해 나가는 출근도장과 같은 삶. 보장될지 모르는 누군가와 나의 행복.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는 고통.
그림은 물론이며 글도 적어지지 않는다. 너희들도 이런 힘든 마음과 심정에 도달한 적이 있을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의 내면에서 찾았을까.
기대하며 연 상자 속의 내용물. 기다리던 어떤 특별한 날의 날씨. 나의 삶은 계속 이렇게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받고 싶다.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그것을 쏟아부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들은 그 어디에도, 그 누구에게도 없다.
그리고 또한 나는 그것들을 말할 용기가 없네. 사랑을 달라고 하는 것의 부작용들, 겪어보며 그 자체로의 시간을 보냈다.
어딘가에 매어있기를 거부한 나의 선택은 오히려 나를 그 선택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자유로운 울타리. 아마 다들 그것을 원하고 있겠지.
내일은 또 어떤 것이 나를 일어서지 못하게 할까, 어떤 땅이 나의 발 내딛음을 거부할까. 부디 나를 가두는 것이 내가 아닌 상대이기를, 나에게도 울타리가 생기기를 문득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