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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Dec 21. 2021

두 개의 집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두 개의 집" 셀프 리모델링 연재 시작!!



겨울철에는 활동이 줄어든다. 40만 년 전 고인류의 화석에서 인간도 겨울잠을 자는 유전자가 있다는 발견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주로 잠을 잔다. 밤에도 자고 낮에도 자고 저녁에도 잔다. 쪽잠이 아닌 통잠을 하루 종일 자고 있다.


잠을 자는 것도 하루 이틀이 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이 없는 겨울철 시골에서는 그리도 노름을 했나 보다. 노름만큼 시간이 빨리 가는 것도 없으니. 막걸리를 몇 사발 들이켠 김 씨 아저씨는 늘 얼굴이 붉어 있었다. 김씨 아저씨는 노름은 뒷전이고 늘 막걸리를 밥 대신 먹었다. 갈지자로 걷다가 논두렁에 빠진 걸 몇 번 꺼내 준 적이 있는데 내게 늘 동생 이름을 불렀다. 그럼 나는 "아저씨 저는 영수가 아니고요 철수예요"라고 말해주면 어김없이 다음에도 나를 영수라고 불렀다.


최근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영을 시작한 뒤로 더 깊은 잠을 자기 시작해 내 겨울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를 걱정하며 방역 지침 이상으로 조심하며 살았는데 외부 활동을 너무 하지 않다 보니 답답했다. 알아보던 중 구립 체육관에서 운영하는 수영 프로그램을 참가하게 되었다. 가장 사람이 없는 시간에 수영장을 다니고 있는데 5명이 강좌를 신청했는데 주로 두세 명만 나온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수강생 네 명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너무 좋다.


그리고 최근에는 요리도 시작했다. 너무 오랫동안 요리를 하지 않다 보니 어떻게 간을 맞춰야 하는지도 잊고 있었는데 슬슬 감각이 깨어나고 있다. 이렇게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조금씩 하다 보니 미루고 미루어 왔던 "두 번의 셀프 리모델링" 경험을 블로그에 연재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겼다.


그리고 정신이 말똥 한 오밤중에 책상도 정리했다. 벽에 걸려 있는 너저분한 것들도 정리하고 언젠가 사고 싶은 "포르셰"를 출력해 벽에 붙여 놓았다. 나름 겸손하게 생각해서 포르셰에서 가장 느린 차를 점찍어 놓았다. 자연스럽게 포르셰를 사기 위해 내년에 통장에 들어와야 할 목표금액이 설정되었고 해야 할 일들이 그려졌다. 새로운 생각의 전기 자극은 나를 즐겁게 한다.


그럼 무엇부터 해야 할까. 지난 2년간 취미라고 하기엔 너무 몰입한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을 글로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아래의 사진은 첫 번째 집이다. 도심에 있는 대지 51평 건물 15평을 급매로 1억 3,600만 원에 매입했다. 현재 휴게음식점으로 용도 변경 후 사업을 하고 있다.

장점은 집 앞에 도로가 있고 마당이 있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의 여유는 마당에서 나온다. 마당이 없다면 굳이 단독주택을 살 이유가 없지 않을까.


아래의 사진은 두 번째 집이다. 도심에 있는 대지 18.5평 건물 12평을 경매로 3,515만 원에 갖게 되었다. 현재 부동산에서 매입 의사를 밝혔다.

이 집의 장점은 미친 뷰다. 아쉽게도 마당은 아주 작다. 하지만 이 집에서의 전망은 하루의 피곤을 잊게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두 집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할 것이다. 두 집은 매매 방식부터 다르다. 그리고 집수리 내용과 자재도 다르고 비용도 다르다. 그 이야기들을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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