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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Dec 22. 2021

10개의 부업으로 서울에 내 집 사기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2018년 4월, 내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내 통장에는 3,622,644원이 남아 있었다. 치과 치료를 받고 나니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은 2,858,028원... 어떻게 3년 만에 두 개의 집을 사게 되었을까? 그 시작을 이야기 해 본다.


이 이야기의 출발은 면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내 집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지는 불과 4-5년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서울에 내 집을 갖고 싶다는 욕심은 3년 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나의 계획대로 라면 지금쯤 베트남, 이집트, 콜롬비아, 멕시코 중 한 나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계획은 계획일 뿐 인생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 한국에서 인연을 만나게 되었고 해외에서 하고 싶었던 사업을 한국에서 하게 되었다.


일이 없던 3년 전 새벽 식당 청소를 시작으로 10개의 부업을 하며 돈을 모아갔다. 돈을 벌 때에는 목표를 설정해 두는 것이 돈 버는 즐거움을 크게 해준다. 그래서 돈을 벌어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다 하늘 높게 치솟는 서울 집값 뉴스를 보았다. 그래서 "그래 서울에 내 집을 사자"라는 목표를 갖게 된 것 같다.


돈이 돈을 번다고 했던가. 운이 좋게도 내 돈들은 돈을 잘 벌어다 주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이 넘쳐나지는 않았다. 세계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저녁으로 떡을 먹던 시절에 비하면 좋아졌다는 것이다. 고단했던 삶이 조금 펴진 정도랄까. 그래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최대한 시간을 쪼개며 해보았던 것 같다. 식당 새벽 청소 알바이며 쿠팡 플렉스, 스마트 스토어 등등등 누구나 한 번 건들어 봤을법한 부업을 했었다. 다행히 나는 그들 중에서 돈을 잘 버는 편이었다. 식당 청소 알바도 짭짤했고 스마트 스토어로도 수천만 원을 벌었다. 돈도 슬슬 벌리던 시기였기에 임장을 다녔다.


예산이 많지 않았기에 볼 수 있는 부동산은 많지 않았다. 산 끝자락에 있는 집이라든지 도심에 있다면 시유지 국유지가 맞물려 있는 또는 무허가 건물이었다. 아무리 서울이라지만 쉽게 넘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현실의 벽은 점점 높아졌다.

임장을 다녔던 곳 중에는 제법 마음에 들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던 곳이 있었는데 강북구 번동의 오패산 자락에 있는 집이었다. 27평 대지의 12평 단독주택으로 2억 정도였던 것 같다.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는데 27평 중 10평이 구유지인가 시유지로 기억된다. 구유지 위치가 애매해서 임장을 다녀온 후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금세 팔리고 사라졌다.


그 후에 찾아보니 1억 9,800만 원에 거래가 되었고 구유지를 비켜서 협소주택을 올렸다. 그 땅의 주인은 내가 아니었나 보다. 그리고 내가 보는 시선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나도 이 땅을 산다면 협소주택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래도 되어 있었다.



그 이전에는 대전에서 놓친 집이 또 있었다. 41평 1억 4,000만 원에 나온 집이었는데 지하철 1호선 용문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단독주택이었다. 여기도 고민을 좀 길게 했더니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에 지나가 보았는데 새로운 건물이 예쁘게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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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많지 않고 부동산 거래는 해본 적이 없다 보니 괜찮은 물건이 나와도 고민하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팔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꾸준히 네이버 부동산 매물 모니터링과 임장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서울에 내집 사기는 점점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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