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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Jan 01. 2022

배관 설비 공사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오래된 집이라면 배관 설비는 다시 해야 하는 것이 정석!!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면 포르쉐 대신 집 사는 것이 정답!!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음.


오래된 집은 신축하는 게 정답이다. 규제가 지금 보다 덜 했을 때 지어진 건축의 혜택을 활용하는 것이 리모델링의 장점이다. 가령 15평 땅에 꽉 채워진 15평 집!! 지금은 15평 땅에 바닥 면적을 15평으로 지을 수 없다. 건폐율이라는 것이 있는데 2종 일반 주거지역에서는 대지의 60%까지만 바닥면적을 잡을 수 있다. 게다가 주차공간도 확보해야 하기에 바닥 면적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15평 땅에 꽉 채워진 15평이라면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이득일 수 있다.


"나는 왜? 51평 땅에 15평짜리 단독주택을 리모델링 하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왜 51평 땅에 15평짜리 단독주택을 리모델링 하는 것일까. 1) 이런 느낌의 집을 갖고 싶었기 때문에 신축할 생각이 없었다. 2) 신축은 돈만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3) 50년 된 단독 주택을 리모델링 할 기회는 인생에서 또다시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한 번 했다는 것)


부동산 투자로써는 "꽝"인 선택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즐거움"이 가장 크다. 좀 고되긴 하지만 재밌었다. 내 집이기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기에 4천만 원을 쓰는 재미가 나쁘지 않았다. 집을 수리한다는 명목하에 시원하게 썼다.


만약, 그때 내가_ 언젠가 그리도 갖고 싶어 하는 포르쉐를 샀더라면!! 지금까지도 기가 막힌 하차감을 유지하고 있겠지만 1억이던 포르쉐는 8천만 원이 되었을 것이고 한 달에 만 원짜리를 무려 150장씩이나 꼬박꼬박 씹어먹는 괴물이 되어 나를 집어삼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인색한 주머니 사정을 보였을 것이다.


나이가 좀 더 젊었더라면 객기를 부려 볼 만도 한데 객기를 부리기엔 청춘의 시간을 지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젊었을 때 모았던 돈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돈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애써 쓸어 모으면 한 번에 날아가 버리고 애써 쓸어 모으면 밑빠진 독이었고, 그렇기에 카푸어의 삶일지라도 그냥 자기고 좋아하는 거에 돈 쓰면서 사는 게 제일인 것 같다. 이렇게 부동산을 하나씩 사 모으다 보면 슈퍼 갈 때 부담 없이 포르쉐 911타르가를 탈 것이다. (제발-)




오늘은 잡설이 길었다. 철거를 하고 보강을 했으니 바닥 공사를 하면 된다. 바닥의 가장 아랫부분에는 배관이 들어간다. 싱크대, 세탁실, 욕실에서 내려가는 하수관 그리고 변기에서 내려가는 변기 배관!! 이렇게 바닥 배관 설비를 해주면 된다.


귀찮다면 묻혀있는 배관을 사용해도 되지만 철거를 해보면 배관 PVC들이 푸석푸석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론 손으로 누르면 구멍이 뚫릴 정도로 삭아있기도 하다. 누수는 없을 수 있겠지만 누수는 시간문제다.


바닥 배관 설비 비용은 기껏해야 백만 원이 넘지 않기 때문에(15평 단독의 경우) 이왕이면 튼튼한 PVC로 교체해 놓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바닥을 싹 들어내는 겸 해서 주방과 욕실 위치를 변경했다.


변기 배관은 보통 100파이를 사용하고 하수관은 보통 75파이를 사용한다. PVC 파이프 지름을 재보면 100미리 배관은 100미리가 넘고 75미리 배관은 75미리가 넘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름 110미리 배관을 100파이(미리) 배관이라 한다.


셀프로 해보고 싶다면, 배관 설비는 실제로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위치를 잡아 땅을 판다. 배관의 구배를 잡아 땅에 묻는다. 필요한 엘보를 사다 꺾어 하수 맨홀 관에 연결해 주거나 정화조로 연결해 주면 된다. PVC 파이프는 그라인더로 자르면 된다. 엘보와 PVC 파이프를 연결할 때는 본드를 발라 연결해 주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본인의 실력이 의심스럽다면 본드를 발라 흙을 덮기 전에 물을 흘려보내 구배를 확인하면 된다.


아직 용기가 없었던 시기였기에 이 집의 바닥 공사는 맡겼다. 바닥 공사는 총 3일 동안 진행했는데 첫째 날은 바닥 설비와 바닥 평탄화 작업을 하고 그 위에 사모래를 치고 미장을 했다. 사모래는 시멘트와 모래를 1:5 정도의 비율로 섞고 물을 보슬보슬 거릴 정도로 섞는 것이다.


-"오늘의 작업 방법과 순서는 아래와 같다."-

바닥 평탄을 한다. 바닥에 사모래를 3센티 정도 두께로 깐다. 와이어 메시 10호를 그 위에 깐다. 시멘트와 모래를 1:5 비율로 물을 붓고 섞는다. 이렇게 섞인 모르타르의 반죽 질기는 소똥 정도가 되면 된다. 모르타르를 3센티 정도 두께로 미장을 한다.


내일은 바닥에 엑셀을 깔고 다시 사모레를 치고 미장을 하면 된다. 바닥 공사의 경우 배관 설비, 보일러 시공까지 250만 원에서 350만 원의 견적을 받았다. 보일러 가격이 싼 건 45만 원부터 비싼 건 100만 원이 넘는 것이 있다.


오늘 배관 설비 공사비는 인건비 포함 911,500원 들었다. 오늘 산 자재는 일부가 남아서 내일까지 사용하게 된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바닥 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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