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현관을 마무리하고 보니 작은 집을 지은 것과 다름없었다. 현관 공사 비용은 934,100원이다.
이 집의 구체적인 콘셉트는 없었지만 원하는 색깔은 있었다. 바로 녹색이다. 그래서 욕실 문을 녹색으로 했고 현관문을 녹색으로 했다. 테이블도 녹색으로 만들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샌딩기로 날리는데 죽는 줄 알았다.
현관 문의 경우 방화문을 주문할 때 갈바로 주문을 했다. 갈바란 색상이 입혀지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원하는 녹색으로 페인트를 조색하여 롤러로 칠했다. 짜잔- 그렇게 해서 예쁜 녹색 문이 되었다.
현관은 문뿐만 아니라 지붕, 벽체 모두 공사해야 만 했다. 지붕은 기존의 지붕재와 똑같은 지붕재를 주문해서 시공을 하였다. 지붕 시공 전에 각재로 구배를 잡은 다음에 각재 위에 시공을 하였다. 처음이었지만 지붕 면적이 넓지 않아 전혀 어렵지 않았다. 뭐-이제는 이 정도는 껌이다.
벽체는 단열재가 들어가 있는 패널로 시공을 하였다. 철거할 때 기존의 현관을 철거했더니 일이 일을 만들었다. 그래도 덕분에 패널 시공법을 공부하게 되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자재비라는 수업료를 지불했지만 말이다.
패널 시공은 간단하다. 유바로 바닥과 벽면에 꽂고 패널을 끼워 맞추면 된다. 물론 수평과 수직은 기본이다.
패널 외부에 합판을 시공하였다. 패널에 합판을 시공할 때에는 피스의 개수를 최소로 진행했다. 혹여라도 물이 샐 수 있으니까.
이왕 하는 김에 신경을 조금 더 써보았다. 병원에서 주로 보이는 유리블록을 시공하여 아침에 들어오는 빛이 현관에 산란되도록 해보았다. 진짜!! 추천하는 인테리어 제품이다. 시공은 벽돌 조적하는 방식과 똑같다. 모르타르로 쌓아 올리고 좀 굳으면 백시멘트로 마감해 주면 깔끔하게 된다. 유리블록은 단열 성능도 좋은 편이라고 한다.
내부 단열은 집 내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열반 사단 열재를 시공하고 목상을 짜고 아이소핑크를 댄 후 석고보드로 마무리하였다. 그 위 최종 마감은 흰색 페인트다.
외부 마감은 각재로 진행하였다. 녹색 문은 어떤 현관이 잘 어울릴까?를 생각해 보니 나무였다. 파벽돌로 전체를 붙일까도 했지만 나무를 선택했다. 그리고 좌우로 담쟁이를 심으려고 했었다. 담쟁이 대신 포도를 심었지만 말이다.
패널 위에 합판 시공을 하였고 그 위에 한치각 목재를 세로 방향으로 시공하였다. 하단은 빗물이 튀기 때문에 파벽돌 시공을 위해 비워놓았다. 목재 시공이 끝난 뒤 오일 스테인으로 최종 마감을 하였다. 목재를 외부에 마감재로 사용하였을 경우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목재가 손상된다 싶으면 오일 스테인을 발라주면 된다.
하단은 빗물이 튀기 때문에 파벽돌로 마감하였다. 파벽돌 시공은 아덱스를 합판 위에 바른 후 파벽돌을 붙였다. 그 후 홈멘트로 메지 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보니 현관 하나 만드는 게 집 한 채 짓는 모든 과정이 압축되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 스테인 색상도 자연스럽게 변해가고 포도나무까지 심었더니 더욱 고풍스러운 느낌이 되었다. 그런데 반년이 흘렸을까? 현관 문이 닫히는 쪽 파벽돌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진동이 심한 곳이다 보니 진동에 못 이겨 떨어진 듯하다. 그래서 투바이 각재로 보수 작업을 했다. 좌우 비대칭인 게 이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이처럼 단독주택은 손이 많이 간다. 그것이 즐거운 사람은 단독주택이 맞는 것일 테고 그것이 귀찮다면 사람을 부르거나 아파트에 사는 게 좋을 듯하다. 아무리 아파트가 편해도 계절의 변화와 낭만은 단독주택을 따라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