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시아의상인 Feb 11. 2022

헌집 페티시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헌집을 보면 고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단독주택 리모델링 - 임장
단독주택 리모델링 - 임장

"이 정도면 헌집 페티시일까? 왜? 이런 집만 보면 고치고 싶은 생각이 들까?" 이 집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독특한 건물 형태도 마음에 들었고 위치도 마음에 들었다. 단!! 북향이다 보니 내부 곰팡이가 걱정이 좀 되긴 했었다.

경매였기에 임장을 나가서 처음부터 집 내부를 볼 수는 없었다. 바깥에서 볼 수 있는 곳만 보았는데 위의 사진 2장이 내가 처음 이 집을 보았을 때 찍은 사진이다. 삐끔 열린 창문 사이로 집안 내부가 보였다. 지금 보니 혀를 내둘렀을 상태였는데 당시에는 쓰레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말끔하게 치워진 후의 모습이 그려졌다. 눈을 아무리 좌우로 굴려봐야 이렇게 봐서는 집안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집 내부를 보고 이 집을 사려는 건 아니었으니 상관없었다.

단독주택 리모델링 - 야경

-"나는 이 집을 좋아하게 되었다"-

미국 시러큐스대학 스테파니 오르티규 교수는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단 0.2초라는 발표를 했다. 근거는 뇌의 12개 영역에서 도파민, 옥시토신, 아드레날린, 바소프레신 같은 희열감을 자아내는 화학 물질을 0.2초 만에 방출한다는 연구 결과다. 이러한 화학 작용의 감정을 뇌가 인식하는 데에는 50초가 걸린다. 이러한 뇌의 변화는 신체에도 영향을 준다. 심장이 뛰는 것!! 설렘!! 울렁임!! 그렇다면 당신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밤에 이 집을 다시 찾았다. 궁금했다. 밤에는 도시가 어떻게 보일까? 와. 역시나 환상적이다. 고층의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전망과는 다르다. 뭔가 이야기가 담긴 모습 같달까? 고층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는 권력을 가진 지배자의 시선 같다 라면 이곳에서 보이는 도시는 넋 놓고 바라보게 된다. 나는 여기가 좋다.

단독주택 리모델링 - 주방
단독주택 리모델링 - 작은방
단독주택 리모델링 - 안방
단독주택 리모델링 - 두 번째 방
단독주택 리모델링 - 주방
단독주택 리모델링 - 천장

명도를 진행한 후 집 내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4년 정도 비어 있었고 북향 집이지만 곰팡이가 많지 않았다. 이 정도 되면 곰팡이가 구석에서 블랙홀처럼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벽체가 오랜 누수로 인해 약해져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내가 고쳐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드 현관 파벽돌 유리블록 셀프 시공. 93만 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