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할 때 지원 자금을 받고 싶다면 해당 시군구청에 전화를 해서 확인하면 된다. 보통 연초에 예산이 배정된다.
철거를 하고 바닥에 드러누워서 지붕을 바라보았다. "아- 좋다!!" 시원한 기분도 잠시 "저 슬레이트를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에 잠겼다.
1970년 대 슬레이트는 저렴한 가격과 시공이 간단한 점 때문에 지붕재로 집중 보급되었다. 하지만 WHO로부터 폐암과 석면폐증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전면 사용이 금지됐다.
슬레이트 지붕일 때 두 가지 방법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첫 번째는 지붕 위에 덧방이다. 1급 발암 물질이 있다 하더라도 평생 살아왔는데 이상 없었고 철거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철거다. 철거도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자비 철거와 정부 지원 철거다. 자비 철거는 언제라도 가능하며 전문 철거 면허가 있는 업체를 통해 철거하면 되는데 우리 집의 경우 지붕 면적이 약 10평이었다. 10평의 철거 비용은 약 350만 원이다.
두 번째 방법인 정부 지원 철거는 매년 초에 예산이 배정되고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일정이다!! 당장 지붕 철거를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선착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 일정에 맞춰 지붕 철거를 할 수 없다. 리모델링을 바로 해야 하는 집이라면 치명적인 부분이다.
만약 지붕 덧방을 하면 삼사백에서 끝날 공사지만 지붕을 철거하고 공사를 하면 공사 비는 두 배가 된다. 많게는 천만 원 가까이 될 수도 있다. 비용을 생각하면 당연히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찝찝한 기분으로 사느니 철거하는 편이 건강도 좋고 마음에도 좋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청에 전화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집 지붕이 슬레이트로 되어있는데요. 철거 비용이 지원 될까요?"
"어느 동이시죠?"
"OOO 동입니다"
"지금 신청 기간은 끝났습니다"
"..."
"하지만 예산이 남아서 가능하세요. 해당 주민센터로 가셔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하여 주민센터로 가서 지붕 철거를 신청하였다. 지역마다 다른데 우리 "구"는 슬레이트 철거 비용이 377만 원까지 지원이 된다. 초과하면 그 비용만큼 더 내면 되고 그 이하면 지원되는 비용으로 처리하면 된다.
"얏!!!!!!!!!!!!호!!!!!!! 우리 집은 350만 원이니까. 전액 지원이다!!!"
하지만 우리 집은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소유권이 아직 넘어오지 않았다. 아직 남의 집이라는 의미다. 경매 낙찰을 받았지만 등기 전이라 소유권 이전 전이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말했더니 낙찰받은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그래서 낙찰받은 증명서를 제출하고 신청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철거 전에는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주민센터에 신청을 하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담당 업체에서 연락이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 없어 주민센터에 연락해서 담당 업체 연락처를 받았다. 며칠 후 담당업체에서 방문하였고 일정을 잡았다. 업체 일정이 있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원하신다면 당장 내일 아침 6시에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 달은 더 있어야 한다고 한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내일 아침 6시에 할게요. 근데 정말 내일 아침 6시인가요?" "네. 내일 아침 6시부터 시작합니다" 정말 다음날 아침 6시에 사람들이 왔다.
작업자들은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계를 설치한 후 작업이 진행되었다. 비계 설치가 지붕 철거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전체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