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콘크리트 주택에 구조목으로 샛기둥을 세워 하이브리드 주택을 만들었다. 250만 원의 공사비가 들었지만 집은 더 튼튼해졌다.
철거하고 보니 집이 앙상하다. 사면의 벽 두께도 다르다. 무거운 지붕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이니 내력벽에서 받는 하중을 분산 시켜 줄 목공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목조 주택이 떠올랐다.
목조주택처럼 목구조를 세우면 벽체의 하중의 분산시켜 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이건 뭐- 벽체만 남아 있는 것이지 집을 새로 짓는 거나 다름없는 것 같다. 굳이 이렇게까지는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해보고 싶었다.
밤새 공부를 했다. 목조주택은 어떻게 짓는지 어떤 나무를 사용하는지 확인해 보니 샛기둥이라 불리는 스터드는 주로 구조목 투바이포나 구조목 투바이식스를 사용한다. 우리 집은 콘크리트 벽체가 있으니 구조목 투바이포로 내부에 샛기둥을 새우기로 했다.
6월 11일에 구조목 투바이포는 13,000원, 구조목 투바이식스는 22,000원이었다. 며칠 후 구조목 투바이포는 16,500원, 구조목 투바이식스는 28,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코로나 영향으로 모든 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심지어 실리콘은 몇 달 후 몇 배로 오르기도 했다. 자재 살 때마다 가격이 올라 심장이 조마조마한다.
그렇게 해서 보강을 하다 보니 서까래까지 추가적으로 보강을 하게 되었다. 이건 뭐- 갈수록 일이 커진다. 아무래도 나는 일을 키우는 타입 같다. 벽체는 단열재를 생각해서 900미리 간격으로 띄울까 하다 일부는 450미리 간격으로 띄웠다. 문제는 간격을 잘 맞춘다고 맞췄는데 초보스럽게도 목재 간격이 다 다르다!! 결국 후 공정들이 힘들어졌다.
작업은 의외로 쉬웠다. 현장에서 일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은 내가 하지 않는다. 장비가 한다. 그래서 현장은 장비빨이다. 가격이 좀 나가기는 하지만 에어 타정기를 구매했다. 구조목에 일일이 망치로 못을 박을 수도 있지만 몇 날 며칠 일 걸릴 것이다. 트리거 한방 "탕" 하면 못이 하나 박히는 타정기라는 공구가 있다. 못을 50미리에서 90미리까지 사용 가능한 타정기를 25만 원 주고 구매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너무 재밌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고 집 수리 두 번 만에 마음만은 기공이 다 됐다. 돌이켜 보면 첫 번째 집 수리를 할 때에는 자재를 주문해 놓고 3일 동안 타카 한번 쏘지도 못했다. 그렇게 시작은 힘들었는데 지금은 방법은 잘 몰라도 용기만큼은 기공이 되었다.
첫 번째 집 수리 때는 주로 한치각 목재로 내부 인테리어 목공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한치각 목재는 플라모델 같은 느낌이라면 구조목들은 건축이 되어가는게 보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느낌이다.
여름인가 보다. 비가 너무 자주 내린다. 첫 번째 집 수리 때에는 가을부터 시작해 겨울에 끝이 났다. 귀에 동상까지 걸렸던 겨울 공사가 그리도 싫었는데 여름도 마찬가지다. 이놈의 비가 나를 귀찮게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목조 주택을 많이 짓기 때문에 비 오는 날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았다. 그냥 비를 맞힌다고 한다. 오잉(?) 정말(?) 한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았다. 비를 맞히기도 하는데 이왕이면 덮어 놓는다고 한다.
부랴부랴 공구상가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수소문해서 저렴한 방수포 두 롤을 사 왔다. 동생을 불러 지붕에 씌우는 데만 해도 1시간은 걸렸다. 아오!! 짜증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