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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詩] 관계

by 하나왕비님

큰 돌과 작은 돌

하나 하나 쌓아올리는 손길.

아무리 모서리를 깎아 이를 맞춰도

그 사이에는 빈틈이 생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문득 뒤돌아보니

바람이

돌과 돌을 스치며 흙을 만들어

벌어진 사이를 메우고

들풀의 씨앗을 옮겨놓았다



세월이 지나

돌 틈에서 아주 작은 초록싹이 나면

곳곳으로 흩어졌던 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한다.


들풀은 뿌리로 부터 머금어 온

돌들의 이야기를

꽃잎을 하나하나 펼치며

들려준다.


그 이야기 속에서

돌들은 서로의 진심을 마주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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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돌담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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