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 곁에서, 3년 동안 배운 것들

by 별빛간호사

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별빛 간호사이다.

이브닝 근무로 한참 바쁘게 일하던 중이었다.


바삐 주사를 놓다 배를 어딘가에 부딪혔다.
“아” 하고 짧게 소리를 냈다.
다행히 내 통통한 뱃살 덕분에 아픔은 하나도 없었다.


물체를 살펴보니 말기 뇌암 환자분의 침대 밖으로 살짝 삐져나온 발이었다.
나는 놀라 환자분께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환자분은 인사를 하면 눈만 살짝 뜨고 다시 감으셨다.


이분은 뇌로 암이 퍼져 말을 할 수 없었다.
우리와의 소통은 눈짓이었다 — 눈 한 번 감으면 ‘응’, 두 번 감으면 ‘아니요’.


괜찮다는 의사를 확인했지만, 내 얼굴을 보는 환자분의 표정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내가 병실을 나갈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그날 이후로 침대 밖으로 다리가 삐져나오는 일은 없었다.


퇴근 길, 밤하늘을 보며 그 일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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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면, 사랑 아닌 것은 하나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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