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가 아니라 조증이라고요? ENFP간호사 멘붕진료

by 별빛간호사

ADHD인 줄 알았는데 조증 판정받은 ENFP 간호사

병원을 그만두고 화려한 전업 백수의 삶을 만끽 중인 별빛간호사입니다. ^ㅡ^v

본가로 올라와 주변 정신과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원장님 미모가 눈부시더라고요...! *ㅡ*

속으로 '이야... 이거 말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저는 프로니까요.!

전혀 티 내지 않고 근엄하게 진료에 임했습니다. (이봐, 난 프로 간호사라구!)

tempImageKjdBvT.heic "별빛님 어디가 아프시죠?"

그간의 근황을 일장연설하며, 일 년 동안 힘들게 뺀 10kg이 한 달 만에 12kg이 되어 돌아온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ㅠㅠ

삶의 활력을 찾으려 시작한 테니스 수업에서, 고작 2회차 레슨에서 공으로 코치님을 '저격'해 버려

이제는 쪽팔려서 레슨도 못 가겠다는 고백까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쏟아냈죠.

가만히 듣고 계시던 원장님이 물으셨습니다.

“별빛님, 평소에도 텐션이 늘 이렇게 좋으신가요?”

“그럼요! 저 ENFP라니까요!”

"하하^^"

그렇게 1시간 반짜리 심리검사지를 숙제로 받아 집으로 왔고, 결과 발표의 날이 왔습니다.

두둥! 원장님의 다소 심각한 표정에 저는 잔뜩 쫄아버렸습니다.

“별빛님, 검사 결과상으로는 ADHD가 아니라 '조증' 소견이 보이네요.”

“네?!?”

“물론 특이적인 ADHD일 가능성도 있지만, 제 소견으로는 조증에 먼저 포커스를 두고 치료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멘붕이 왔습니다.!!!!!!!!!!!

tempImagebbQTfJ.heic 멘붕!!!!!!!!!!!!!!!!!!

그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ADHD라고 홍보하고 다녔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심지어 새로 처방받은 약은 식욕과 졸음을 사정없이 유발하더군요.


눈 뜨면 먹고 싶고, 먹고 나면 자고 싶고.

일어나면 또 먹고 싶고, 다 먹으면 다시 자고 싶고. ㅠㅠ


하지만 먹을 때만큼은 세상 행복합니다.

생크림 듬뿍 올린 와플에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입!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은 이 '달콤 쌉싸름한 비터 스위트(Bitter Sweet)'에 담겨 있는 법이죠.

글을 쓰는 지금도 군침이 싹 도는데, 이래서 살을 뺄 수 있을까요?

tempImageVKFqbx.heic Bitter Sweet

8년 가까이 3교대 간호사로 구른 나를 위한 보상의 시간이라 다독여 봐도, 이 황금 같은 시간을 먹고 자는 데만 쓰는 게 속상해집니다. ㅠㅠㅠㅠ

가끔은 원장님이 원망스럽기도 해요..

'그냥 각성제를 처방해 주셨더라면...' 하며 소심하게 투덜거려 봅니다.


사실 원장님은 제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어 주셨어요.

ADHD라기엔 꼼꼼한 구석이 있고, 실행력이 너무 빠르다는 점.

남들이 보기에 전 그냥 '특이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만, 기억해야 할 건 기가 막히게 기억하죠.

밝고 활기찬 모습 뒤엔 깊은 공허함도 있고요.

원장님은 그 이면을 꿰뚫어 보신 듯합니다.


생각해 보니 각성제를 먹을 땐 쉬어도 쉬는 게 아니었습니다.

몸은 계속 바쁘게 돌아가고, 그 피로감이 스트레스가 되어 면역력을 갉아먹었으니까요.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체중은 10kg 증량을 넘어 어느덧 15kg 증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건 뭐 운동선수 벌크업도 아니고...! ㅠㅠ

tempImageQ5mEjO.heic "맛있게 먹으면 0kcal 라며 !!! ㅠㅠ"

참다못해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나 살쪘어?”

“허허... ”

아버지는 못 들은척 하며 다른 곳을 보십니다.

“진짜로! 나 살쪘냐고!”

“음... 쪼매~?

"허얼...."

하... 비상사태입니다.

경상도 아빠 입에서 '쪼매'라는 말이 나왔다는 건, 이건 정말 심각하게 쪘다는 뜻이거든요!^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금 제 생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만끽하고 있습니다. ㅎㅎ

8년의 고단함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평온한 일상 속에서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배워가는 중입니다.

tempImage6EjQUy.heic 봉봉이도 저와 함께 무럭무럭 찌는 중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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