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옆자리에서, 간호사가 배운 것들
출근하자마자 라운딩을 돌았다.
익숙한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그분은 조용히, 아무 소리 없이 울고 계셨다.
말을 잃은 몸은 그저 끙끙거릴 뿐이었다.
작은 숨결마다 고통이 서려 있었다.
나는 얼른 다가가 이마에 손을 얹고
조심스레 물었다.
“많이 아파요…?”
그제야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우우으으…”
가슴속에서 오래 참고 참았던 울음이 짧은 신음으로 흘러나왔다.
‘마음이 아프다…’
그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간호사실로 달려가 진통제를 챙겨 다시 병실로 돌아와 주사를 놓았다.
뜨거운 이마를 쓰다듬어 드리고, 콧등에 맺힌 땀방울과 볼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 자국을 닦아드렸다.
“아픈데도… 아프다 말도 못하고 참 힘드셨죠…”
그분은 아무 말 없이,
눈에 고인 눈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 눈빛 속에서 한 사람의 긴 생을 보았다.
한때는 내 나이 즈음의 청춘이었을 그분.
여성으로, 엄마로, 누군가의 사랑으로 살아오셨을 그 시간들.
그런데 지금은—
고통 앞에서 너무나 작아진 모습.
작고, 작고, 또 작아진…
우리는 왜,
나이가 들고 아프면 이렇게 작아지는 걸까?
왜 자꾸만 작아지는 걸까…
침대에 누운 작은 어른 하나.
그분을 둘러싼 세상은 너무도 크고, 너무도 차가웠다.
작은 어른들이 조용히 살아남기엔 이 세상은 아직,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