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예감하는 사람들 –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어난 일
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병동에서는 ‘죽음’이 매일 출근한다.
나는 임종을 자주 목격한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죽음이 막연하다.
아직 나는 살아 있으니까.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웃고, 때로는 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돌보는 어떤 환자들에게는
죽음이 그렇게 멀리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죽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밤에 자다가 죽을까 봐
복도에 앉아 졸음을 억누르던 환자.
죽는 게 너무 무서워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기만을 바랐던 환자.
죽음 이후가 두려워
종교에 의지해 용서를 구하던 환자.
그 모든 순간 앞에서
나는 어쩔 줄 몰랐다.
어떤 말로도 다 닿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그들의 눈동자에 그대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환자분이
내 손을 꼭 잡고,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오늘은 정말 죽을 것 같아.”
그리고 그분은
다음 날 새벽, 조용히 임종하셨다.
놀라웠던 건,
많은 환자분들이
자신의 죽음을
정확히 예감하고 계셨다.
죽음을 예감한다는 건
고통일까, 축복일까.
그 시간 안에
가까운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삶을 정리할 수 있다면,
그건 어쩌면 선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가오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날마다 또렷하게 마주해야 한다면
그건 또 다른 지옥일 수도 있겠다.
답은 없다.
이 문제에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귓가에는
고통 섞인 환자분들의 신음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사랑으로, 진심으로,
오늘도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