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으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조용하고 단정한 말투, 눈빛은 참 따뜻했지요.
어느 날, 밤 근무 중이던 제게 그분이 조용히 말을 건넸습니다.
“선생님, 제가 밤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볼 때 무슨 생각하는지 아세요?”
고개를 끄덕이자, 그분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싶다. 그게 다예요.”
그리고는 이내 눈을 감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또 시원한 물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제 그만 자야겠어요.
내일 또 봬요.”
그 밤,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그분의 손을 조용히 감싸쥐고, 마음속으로 기도드렸습니다.
‘내일도, 꼭 그 물 한 잔을 드릴 수 있기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지금 손에 들려 있는 물 한 잔,
당연하게 여겼던 그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이유이자 간절한 내일입니다.
삶이란, 그렇게 사소한 것들로 이어진 기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우리, 서로 다독이며 살아요.
말없이 안아주며 살아가요.
그렇게, 다시 내일을 맞이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