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병원 한밤중에 생긴 일
한밤중, 조용히 일을 하고 있었다.
문득 어디선가 굵고 우렁찬 외침이 들려왔다.
"중앙 본부 소방대, 출동!"
놀란 마음에 급히 한 병실로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환자분이었다.
눈을 감은 채, 누워 계셨던 환자분은 인기척을 느끼셨는지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다.
"택시! 중앙 소방대로 갑시더."
나는 조용히 말했다.
"환자분, 여기는 병원이에요. 저는 간호사예요."
잠시 멈칫하던 환자분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 꿈을 꿨나 봅니다…"
"꿈 꾸셨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환자분이 물으셨다.
"그럼, 다친 사람은 없는 겁니까?"
나는 조용하고 다정한 어투로 말했다.
"네. 여기는 병원이에요. 모두 안전합니다."
잠시 안도한 듯, 환자분은 조용히 속삭였다.
"아... 그럼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이 분은 생전에 소방관으로 일하셨던 분이었다.
최근 들어 섬망 증상으로, 젊었던 날의 기억 속을 헤매고 계신다.
꿈과 현실이 뒤섞인 순간에도 환자분은 여전히 누군가를 지키는 마음을 놓지 않고 계셨다.
깨어날 때마다 다친 사람이 없는지 묻는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동시에 아프게 마음을 울린다.
한 생을 불꽃처럼 살았던 이가 이제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여전히 타인을 걱정한다.
그 따뜻한 영혼이 오늘 밤만큼은
조금이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나는 초여름 풀벌레 소리가 담긴 음악을 틀어드렸다.
풀벌레 소리 사이로,
"다행이다"라는 환자분의 작은 중얼거림이
조용히 병실 안을 떠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