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를 울린 환자의 마지막 말

"나는 엄마잖아요."

by 별빛간호사

주말이면 병동에 활기가 돈다.
오랜만에 찾아온 가족들과 환자들은 한껏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눈다.
그날도 한 환자분은 딸들과 손을 맞잡고, 웃음을 참 예쁘게 지으셨다.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평소보다 더 환하게.

그러나 가족들이 병실을 떠나자마자,
그 환자분은 말없이 고개를 돌려 누우셨다.
잠시 후 어깨가 작게 떨렸다.
그리고 곧이어 굵은 눈물방울이 베개를 적셨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조용히 휴지를 건넸다.
그분은 눈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말씀하셨다.

“애들 앞에서는 울 수가 없어…”

“왜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가 죽어가는데, 슬픈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이 그렇게 기억할 거잖아요.
엄마는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편안하게 잘 쉬다가 갔다고 보여야
애들이 나중에 날 떠올릴 때…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물로 말을 잇는 그녀는 삶과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까지도 자식의 마음을 먼저 걱정하는 ‘엄마’였다.

‘엄마’

‘나도 언젠가 이 말을 속으로만 되내어야 하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환자분의 손을 잡아드렸다.

그저 지금은 혼자가 아닌 함께 있는 것이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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