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그분이 먼저 안아주셨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일하는 건 언제나 고역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 나 혼자 깨어 컴퓨터 스크린을 멍하니 바라본다.
맨정신도 아니고 잠든 것도 아닌, 반쯤 감긴 눈으로 하루를 견딘다.
그때였다.
‘쿵’ 하는 소리가 병실 어딘가에서 들렸다.
놀라서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한 환자분이 물컵을 책상에서 떨어뜨린 것이었다.
나는 컵을 주워 씻고, 다시 조심스레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언니, 누구야?”
“저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예요.”
“응… 여기가 병원이야?”
“네, 병원이에요. 지금은 새벽 3시입니다. 주무셔야 해요.”
“응… 잠이 안 오네.”
“낮에 많이 주무셨어요? 저는 이렇게 졸린데.”
“졸려? 저쪽 가서 좀 자.”
“일 중이라 못 자요.”
“그럼 나랑 얘기 좀 하면서 놀자~”
나는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의자를 끌어와 침대 옆에 앉았다.
“언니, 몇 살이야?”
“스물아홉이요.”
“한창 좋을 때다. 사랑할 나이지.”
“사랑은 무슨… 일하고 퇴근하고 교대근무에 잠자기 바빠요.”
“그래도 사랑해야 해. 사랑해야 예뻐지고, 사랑을 줘야 나도 사랑받지.
그리고, 사랑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사랑이 와.”
“그렇구나…”
“그렇지. 언니, 우리 한 번 안아보자.”
나는 조심스레 일어나 환자분께 다가갔다.
그런데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그분이 먼저, 와락 안아주셨다.
따뜻하고 포근한 체온.
언젠가 잊고 지냈던 인간의 체온이었다.
십 분 전까지만 해도 그저 한없이 지친 새벽이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온기가 퍼져나갔다.
요즘엔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조차 어색하다.
마주치면 피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일도 자꾸 미뤄진다.
왜일까.
언제부터 우리는 그렇게 멀어졌을까.
그 밤의 포옹이 내 마음을 지펴주었듯,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마음도
따스히 밝혀지길 바란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간호사로 일하며 수많은 새벽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이런 작고 따뜻한 순간들이
내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쌓여
결국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