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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울 때 같이 울자

- 경칩 무렵

by 시시한 삿갓

곽곽곽 과악과악 목젖이 떨리는 강

세상의 울음이란 울음은 다 모여서

넘은 듯 아니 넘은 듯 제방선이 흐릿하다.


지천에서 흘러든 키가 다른 음역대들

강바닥 자갈 굴리는 저 애락(哀樂)의 음계 안에서

넘을 듯 아니 넘을 듯 生은 매번 줄을 탄다.


- 김진길의 정형시 '경칩 무렵' 전문[다층 2022 겨울호]





곧 개구리가 입을 뗀다는 경칩이다.

요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을 텐데 개구리가 울 때 같이 묻어가자.

실컷 울부짖으면 그것이 곧 치유리라.

생은 넘을 듯 아니 넘을 듯 늘 그 경계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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