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도
깃 붉은 죽지를 단
일몰은 감탄사다
이승의 건너편까지
저 황홀이 가닿기를
암전 된 수평선 위로
밤새 별을 심는다.
떠오르는 해를 보면
그 뜨거운 기운이 도전과 소망을 갖게 한다.
반면, 일몰을 바라보노라면
어떤 열망과 욕구보다는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뒷모습이 편안하게 여겨진다.
그저 하루에,
순간에 감사한 것이다.
황홀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우리 인생의 마지막도
저런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마음으로
어둑한 수평선에 묵도를 한다. 별 총총 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