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이산가족
장난감 박스 구석에서 소환된 탬버린은 제가 격리된 내내 수시로 울렸습니다. 탬버린이 울리면 얼른 마스크를 겹쳐 쓰고 조심스레 방문을 엽니다.
빼꼼...
고목나무에 매달린 매미처럼 문 끝에 매달려서 애달프게도 쳐다봅니다. 아, 짠하다...
같은 집 안에 있는데 이게 이렇게 아련할 일일까요.
"엄마, 한 번만 만져보고 싶어요."
아이의 수면 습관은 제 겨드랑이를 꼬집는 것입니다. 일주일 내내 엄마를 만지지 못한 아이는 수면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고,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다는 마음이 딱 이런 것이겠지요.
가족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저는 무사히 격리 해제됐고, 아이도 음성으로 고비를 넘겼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코로나로 많은 가족들이 고통을 겪었음을 실감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2천만 명을 돌파했고, 국민의 40% 수준이니, 10명 중 4명 이상은 코로나로 고생했다는 뜻이겠지요. 매일같이 뉴스로 코로나 소식을 전했지만 막상 제가 걸리니 쉽게 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늦게 걸려서 그간의 고통을 몰랐던 거죠. 치명률이 0.11%, 계절 독감 수준으로 낮아진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어찌 됐건 저 하나 아픈 걸로 끝나서 안심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들과 건강히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어려운 일인지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탬버린을 볼 때마다 아이의 애절한 눈빛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도 되새기게 될 것 같습니다. 다시는 이산가족이 되고 싶지 않네요. 모두 건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