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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보라 Sep 11. 2022

#2. "내 손 안에 있소이다"
상대를 사로잡는 스피치

손바닥의 의미

       "꼼짝 마! 손 들엇!!"

배우 최민수

여행 중에 총을 든 괴한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의 행동은?


'두 손'을 번쩍 들 겁니다. 

여기서 '한 손'만 드는 분은 없겠죠?

하나 더. 

손바닥이 상대를 향하십니까, 손등을 보여주십니까?


100명 중 100명은 손바닥을 모두 상대방에게 활짝 개방한 뒤 두 손을 번쩍 들 것입니다. 



영화 <투건스> 中

이 의미는 무엇일까요?

상대방에게 손바닥을 보여준 다는 것은,

'나는 당신에게 숨기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어떤 무기도 들고 있지 않다.'

'나는 당신에게 <진심>이다.' 

라는 뜻입니다. 

경찰이 범죄자에게 총을 겨누었다면 범죄자는 '항복'의 의미가 되겠지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中

또 다른 상황입니다.  연애를 시작하려 합니다. 

상대방에게 첫 스킨십을 하려할 때 무엇을 먼저 하게 될까요?

'손을 언제 잡지...' 

손부터 떠오를 겁니다. 

썸을 타는 두 남녀가 나란히 걸을 때, 가장 먼저 스치는 곳도 손입니다.

슬쩍 슬쩍 스치다가 어느 한 사람이 용기내어 손을 꼬옥 잡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배우 김태리 (사진출처:티브이데일리)

마지막 상황입니다.

저 멀리서 반가운 친구 얼굴이 보입니다. 

우리는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시하죠.

이 때 손바닥은 어디를 향해 있습니까?

반가움의 대상, 상대방을 향해 있는 힘껏 손을 크게 벌려 흔드실 겁니다.

역시나 '손바닥'이, '내 마음'이 상대를 향해 활짝 열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민심을 얻고 싶은 정치인들이 유세할 때 이 포즈를 제일 많이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김태리 씨의 사진을 넣어보았습니다.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밝은 인사입니다. 



보다 공식적인 석상에서 예의상 인사해야할 경우라면 어떨까요.

흔들기는 자제하고 손을 들어올리며 정중히 인사합니다. 

손의 위치에 따라서 성격의 유형도 나뉩니다.

만약 손위 위치가 가슴 높이의 위치라면 소극적인 인사로 해석합니다.

조신하고 조숙한 이미지로, 주로 여자 연예인들이 포토월 앞에서 취재진을 만날 때 많이 볼 수 있죠.


배우 손예진 (사진출처: 세계일보)


얼굴 옆이나 머리 위로 올라온다면 적극적인 의사라고 해석하시면 됩니다. 

배우 고아성 씨와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적극적인 인사의 예 (배우 고아성,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이밖에도, 내키지는 않지만 예의상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인사를 건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말없이 묵묵히 가거나, 하나 더 보탠다면 손 한번 쓰윽 올리는 손인사일 것입니다. 표정은 당연히 어둡거나 입을 꽉 다문 상태겠죠. 사진은 생략합니다. 


상대를 향한 마음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효율적으로 내 마음을 전하는 의사소통의 첫번째 지름길은 바로 '손바닥' 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상황에 대입해 봅시다.

무언가를 상대방에게 말하고 싶은데,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럴 때 어떤 제스처를 취하십니까? 


"아, 그 뭐더라. 그거 있잖아. 그거."

손을 돌돌 돌리거나, 손바닥을 치거나, 손으로 머리나 얼굴을 만질 겁니다.


배우 유해진

생각날 듯 말듯 무언가가 안갯속처럼 흐릿할 때, 우리는 손을 씁니다.

손을 쓰면 뇌가 더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스피치의 부스터같은 역할입니다.

이 말은 곧 제스처를 잘 쓰면 뇌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 앞에서 발표를 할 때 말이 막힘 없이 술술 나오기가 더 쉬우며, 더 전문적인 것처럼 자신있는 스피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한다고 가정하고, 실전으로 가보시죠. 

의미있는 손짓 제스쳐 중에서 이번 회차에는 '손바닥'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손바닥을 상대에게 보여주면서 '나는 당신에게 진심이다. 나는 당신을 정말 존중한다'는 뜻을 전달해보세요. 

개인적으로 제스처의 마스터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진을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손바닥이 하늘로 향한다는 것은 존중의 의미입니다.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한 마음으로 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손바닥을 들어보이면서 양 손으로 상대방을 향해 정중히 묻는 것처럼 보이죠?

진심이 묻어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제스처입니다. 조금 더 확장해볼게요.

"이 전략의 핵심은 이 만큼의 효과를 더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내 의사를 좀더 강조하고 싶을 때, 바디라인 안에서 주로 하던 제스처를 한번만 몸 밖으로 확장시켜보세요. 

몸짓이 더 커지죠? 

그만큼 '나는 이 내용을 정.말. 강조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약 두 손을 다 쓰기가 낯설다면? 

한 손엔 종이나 펜을 들어서 두 손을 다 사용하기가 여의치 않을 때가 있죠. 

(펜을 손에 쥐어야 심신이 안정되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한 손으로 하셔도 충분합니다.  

바디라인 안과 팎에서 행해지는 손짓. 의미가 확장한 것처럼 보입니다. 한손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스피치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과유불급'입니다. 

너무 자주, 너무 과한 제스처는 오히려 산만하다는 역효과를 불러오니 적절히 사용해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 목부터 배까지를 사각형으로 본다면, 이 직사각형 안에서 주로 제스처를 하시고요,

정말 강조하고 싶은 내용일 때는 직사각형 밖으로 벗어나게 크게 해보세요. 

이건 한두 번이면 충분합니다. 


어떠셨나요? 

많은 청중 앞에서 연설을 해야할 때, 회사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그리고 면접을 볼 때도 적절한 제스처는 나의 스피치 실력을 200% 향상시켜주는 좋은 무기가 될 것입니다. 


스피치의 달인이 되는 법!

"바로 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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