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간판 모델 쏘나타는 1985년 출시되어 2022년 올해로 3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국산차 단일 모델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긴 역사를 가진 모델이기도 합니다. 국산 중형세단을 대표하는 모델이자, 정석으로 통하는 모델인 만큼 쏘나타는 늘 새로운 시도를 해왔고, 신기술 역시 적극적으로 도입해왔습니다.
1998년 출시된 4세대 EF 쏘나타는 플랫폼부터 엔진, 변속기까지 모든 것이 현대자동차의 독자기술력으로 개발된 모델입니다. 그만큼 현대차는 EF 쏘나타에 많은 공을 들였고, 이전 세대에서 보지 못했던 사양들을 대거 적용해 고급 중형세단을 표방했습니다.
당시 EF 쏘나타의 주요 고급사양으로는 글래스 안테나와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 오토라이트 컨트롤 헤드램프, 리어 스키스루 시트, 솔라 컨트롤 글래스, 유아용 안전시트 등이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국산차 최초로 적용된 유아용 안전시트는 단연 혁신적인 사양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ISOFIX가 적용되지 않은 차량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대중화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이렇게 편리한 기능을 적용한 차량이 없었습니다. 카시트 고정장치가 표준화되지도 않아 적용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쏘나타에 유아용 안전시트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했습니다. 유아용 안전시트는 등받이를 앞으로 접어 엉덩이 부분에 보조 쿠션을 덧대듯이 높이를 높여서 앉을 수 있는 것인데, 요즘으로 비유하자면 부스터 시트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카시트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아도 9kg에서 25kg 사이의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유용한 기능 중 하나였습니다.
AGCS라는 기술은 우리말로 풀어 보면 능동형 선회 제어 서스펜션(Active Geometry Control Suspensio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가 아니라면 생소한 용어일 수도 있겠는데요. 최근 후륜 조향 기술이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일부 수입차에 적용되면서 AGCS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금 회자되는 분위기입니다.
언뜻 보면 AGCS는 후륜 조향 기술과 비슷해 보이지만, 애초에 같은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오히려 차량자세제어장치인 VDC와 비교되었을 정도로 주행안정성 향상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량자세제어 장치가 현상 제어라고 한다면 AGCS 는 원인을 미리 제거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작동 원리는 AGCS는 운전자의 조향 각도와 속도 등을 미리 감지해서 바깥쪽 휠의 토우각을 최대 3도까지 꺾어 차량의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고속 선회 시 뒷바퀴가 밖으로 밀리면서 차량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현상을 줄여주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당시 기술력을 인정받은 현대차는 유럽 EDIS 논문에 관련 내용이 실렸으며, 독일의 자동차 기술잡지인 ATZ에 특집으로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장영실 상을 수상했고, 유럽에서는 2007 바르셀로나 모터쇼와 스페인 자동차 기술자 협회가 공동으로 선정하는 기술혁신상도 수상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파노라마 선루프의 유무에 따라 차량 가격이 달라질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파노라마 선루프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습니다. 시원한 개방감은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유리로 덮인 지붕이 조금 더 세련된 멋을 자랑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YF 쏘나타는 현대차 최초로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된 모델이기도 했는데, 파격적인 디자인과 굉장히 잘 어우러져서 파노라마 선루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심지어 파노라마 선루프가 없는 차량들은 파노라마 선루프와 같은 외관 효과를 주기 위해서 지붕을 검은색 필름으로 래핑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습니다.
쏘나타의 다양한 파워트레인 중 인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델로는 하이브리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에 적용된 솔라루프는 일본의 T사가 P모델에 먼저 사용하긴 했으나, 충전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쏘나타는 솔라패널에서 바로 차량용 배터리와 고전압 배터리로 충전이 되지만, T사는 별도의 솔라 배터리를 거쳐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에서 쏘나타가 단연 우수합니다.
솔라루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지면과 30도 각도로 설치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자동차의 루프는 지면과 0도여서 패널 각도를 최적화해서 설치한 건물 옥상보다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충전효율이 높은 고성능 셀을 적용했고, 일반 건축물에 부착되는 셀보다 30~50% 정도 효율성이 뛰어납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솔라루프의 용량은 204W로 1시간 동안 태양광을 받으면 204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루 5.8시간씩 빛을 받을 수 있다면 연간 1,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성시킬 수 있는 양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변수로 인해 공인연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약 7%의 연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공통적인 단점은 이질적인 변속감이었습니다. 모터로 주행할 때는 비교적 부드럽고 조용하지만, 엔진이 동작하면서 울컥하는 듯한 이질감을 줄이는 것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는 모든 제조사들의 숙제였습니다.
현대차는 2019년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면서 세계 최초로 능동 변속제어 기술을 적용해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습니다. 이질감이 짙었던 변속감은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난제였지만, 능동 변속제어 기술은 모터와 엔진 간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주었습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능동 변속제어 기술은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 주행 모터를 별도의 추가장치 없이 그대로 사용합니다. 대신 자동변속기를 초당 500회씩 정밀 제어하면서 변속기의 회전속도와 엔진 회전 속도를 일치 시키고,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 대비 30% 빠른 변속 속도와 높은 효율성, 변속기 내구성 등 3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습니다. 그 결과 가속성능은 기존 대비 0.2초 당겨졌고, 효율성은 10% 이상 개선되었습니다.
쏘나타의 꾸준한 인기 비결 뒤에는 이처럼 선두에서 안주하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하는 신기술이 상품성 강화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주력 모델 중 하나인 쏘나타의 미래는 어떨까요?